국제 정치·사회

유엔 식량농업기구 새 수장에 사상 첫 중국인 선출...아프리카·중남미 전폭 지지

취동위 전 中농업농촌부 부부장, 총장선거에서 1위

취동위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이 23일(현지시간) 로마 식량농업기구(FAO) 본부에서 FAO 사무총장에 선출된 직후 인사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취동위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이 23일(현지시간) 로마 식량농업기구(FAO) 본부에서 FAO 사무총장에 선출된 직후 인사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수장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인이 선출됐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FAO 본부에서 열린 사무총장 선거에서 취동위(55) 전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이 1위를 차지해 FAO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결정됐다. 취 신임 사무총장은 브라질 출신의 호세 그라치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1일 취임한다.

생물학자 출신의 취 신임 사무총장은 30년 넘게 농업 분야에 몸담아 온 전문가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제3 세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업고 FAO의 새 사무총장으로 당선됐다. 이번 FAO 사무총장에 중국인이 당선된 것은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투자를 늘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194개 회원국이 참석한 이 날 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108표를 얻어, 유럽연합(EU)의 지지를 받아 71표를 챙긴 프랑스 출신의 카트린느 주슬랭-라넬르 전 유럽식품안전국(EFSA) 국장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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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다비트 키르발리드체 조지아 전 농업부 장관은 1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전 세계 130개국에서 6,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연간 예산 26억 달러를 집행하는 거대 유엔 산하 기구인 FAO의 수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진행돼 관심이 집중됐다.

취 당선자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그가 사무총장으로 당선될 경우 중국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경쟁자들의 공격을 받자 중국 정부는 FAO의 규정과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자신이 중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과학자라는 사실을 내세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후변화와 분쟁 등으로 8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FAO의 ‘제로 헝거’라는 야심 찬 목표 달성을 위해 4년간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중국인이 신임 FAO 사무총장으로 선출되면서 중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에 이어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에 자국 출신을 잇따라 배출하게 됐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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