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값진 2위 박성현 '3가지 희망' 캐냈다

■ LPGA 여자PGA 챔피언십 최종

1타차 준우승..3월 후 최고 성적

장타에 퍼트·아이언샷 감각 회복

멀티우승·메이저·1위탈환 빛밝혀

박인비·김효주·이미림 공동 7위

그린, 와이어투와이어 깜짝 우승

박성현이 24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채스카=AP연합뉴스박성현이 24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채스카=AP연합뉴스



먼저 경기를 마친 ‘장타 여왕’ 박성현(26·솔레어)은 챔피언조 해나 그린(호주)의 1.5m 파 퍼트가 들어가는 장면을 클럽하우스에서 지켜본 뒤 묘한 미소를 보였다. 2위로 마친 데 대한 쓴웃음이라기보다는 다음 대회에 대한 희망이 엿보이는 웃음이었다.

박성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달러)에서 준우승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지난 3월 HSBC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 2017년 데뷔 후 한 시즌 2승 이상 기록을 3년 연속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대한 기대도 한껏 높였다. 박성현은 시즌 첫 메이저인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52위, 두 번째 메이저 US 여자오픈 공동 12위에 이어 올 들어 메이저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이 대회 전 세계랭킹 4위였던 그는 세계 1위 탈환 전망도 밝혔다. 박성현은 4월 둘째 주에 세계 1위에서 내려왔다.

3라운드까지 선두 그린에게 5타 뒤진 공동 5위였던 박성현은 이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68타는 올 시즌 3개 메이저 가운데 박성현이 기록한 가장 좋은 18홀 스코어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의 박성현은 해나 그린(호주)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준우승 상금은 34만9,817달러(약 4억494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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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초반에는 선두와 6타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린의 연속 보기에 이어 박성현이 15번홀(파5) 버디를 잡으면서 1타 차까지 좁혀졌다. 이후 박성현은 17번홀(파3) 티샷을 핀 2.5m 거리에 떨어뜨렸다. 하지만 이때 그린이 16번홀(파4)에서 6m 버디를 넣고 박성현은 17번홀 버디를 놓치면서 다시 2타 차로 벌어졌다. 박성현은 마지막까지 그린을 압박했다. 18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은 뒤 다음 조에서 따라오던 그린 쪽을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그린은 18번홀 벙커에서 잘 빠져나온 뒤 쉽지 않은 경사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지켰다. 지난해 이 대회를 연장 끝에 우승했던 박성현은 연장 승부를 기다렸으나 이 파 퍼트의 성공으로 기회가 사라졌다. 박성현은 “7번(파5)과 17번 등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게 아쉽다. 그래도 마지막에 중거리 퍼트를 넣으면서 개운한 기분으로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첫 우승을 메이저에서 했기 때문에 그린 선수에게 정말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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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결정적인 퍼트가 조금씩 빗나가기는 했지만 박성현은 이번 대회 퍼트를 라운드당 평균 27개로 막았다. 잘 될 때의 날카로운 퍼트 감각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나흘간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는 282야드가 찍혔고 최종 라운드에서 그린을 단 두 번만 놓칠 정도로 아이언 샷 감이 올라왔다.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해나 그린. /채스카=AFP연합뉴스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는 해나 그린. /채스카=AFP연합뉴스


ANA 인스퍼레이션 챔피언인 세계 1위 고진영은 김인경과 함께 2언더파 공동 14위로 마쳤다. US 여자오픈 우승자 이정은은 2오버파 공동 30위다. 박인비와 김효주·이미림이 4언더파 공동 7위에 오르고 유소연이 3언더파 공동 10위를 하는 등 톱10에 진입한 13명 중 5명이 한국 선수다.

세계 114위에 불과한 2년 차 그린은 첫날부터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데뷔 첫 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우승상금은 57만7,500달러다. 호주 선수의 LPGA 투어 메이저 제패는 캐리 웹의 2006년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 이후 13년 만이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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