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싫다며 흉기를 지닌 채 고속도로를 질주한 60대를 경찰이 테이저건으로 제압했다.
25일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2지구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분께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코드제로’ 공조 협조를 받았다. 코드제로는 경찰 업무 매뉴얼 중 가장 위급한 단계를 뜻한다.
무전은 흉기를 지닌 정신질환자 A(60) 씨가 운전하는 1t 화물차가 경부고속도로 칠곡나들목으로 진입해 서울 방향으로 고속 주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대응팀을 급파한 2지구대는 약 19분 뒤 A씨의 차량이 추풍령을 지나 관할구역으로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차가 50㎞ 거리를 시속 140㎞ 이상 속도로 주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순찰차 두 대를 투입해 금강나들목에서부터 차량을 추적했다. 동시에 전방에서는 다른 순찰차들이 전 차로를 지그재그로 오가며 속도를 늦춰 정체 현상을 빚도록 하는 ‘트래픽 브레이크’를 발동했다.
가까이 따라붙은 순찰차를 피해 도주하려다 다른 차와 부딪칠 뻔한 상황을 반복하던 A씨의 차량은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13㎞가량을 더 질주하던 차량은 옥천터미널 부근에서 멈췄다.
A씨는 차 문을 잠근 채 저항을 이어갔고, 결국 경찰은 차 유리창을 깨고 문을 연 뒤 테이저건을 쏴 A씨를 제압했다. 차 안에서는 27㎝ 길이의 흉기가 나왔다.
구급차를 타고 뒤따라온 A 씨 가족은 “폭력성까지 동반한 치매 증상을 보여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하자 흉기를 들고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는 흥분한 상태로 목적지 없이 고속도로를 질주 중이었다”며 “흉기를 지닌 정신질환자가 계속 도주하며 다른 사람의 생명에 위해를 가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위험방지조치로 테이저건을 쏴 제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