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에 본부를 둔 연구개발(R&D) 지사인 ‘퓨처웨이테크놀로지’를 모회사에서 분리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퓨처웨이는 기존 화웨이와 같이 사용하던 사무실을 이전하고 화웨이 직원의 자사 사무실 출입을 금지했다. 또 외부와 의사소통을 할 때 직원들에게 화웨이라는 이름이나 로고를 쓰지 못하게 했다. 다만 퓨처웨이에 대한 화웨이의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설립된 퓨처웨이는 현재 실리콘밸리·시애틀·시카고·댈러스 등지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퓨처웨이는 그동안 5세대(5G) 이동통신망, 비디오와 카메라 기술 등의 분야에서 2,000건 이상의 특허를 신청했으며 화웨이를 대신해 50개 이상의 미국 대학들과 다양한 범주의 협력연구와 교부금 프로그램을 수행해왔다.
■표면상 ‘절연’ 이유는
美대학들 화웨이와 협력 중단에
거래제한 우회 사업보전 고육책
이번 사업분리 조치는 화웨이와 퓨처웨이의 연결고리를 끊어 모회사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가 R&D 지사에 전이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으로 풀이되다.
로이터통신은 “퓨처웨이의 사업분리는 많은 미국 대학들이 화웨이와의 연구협력 관계를 중단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화웨이가 미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이로 인해 화웨이와 대학들의 관계가 악화하자 미 대학들과의 연구협력이 필수인 퓨처웨이 사업을 지키려는 고육지책으로 분리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일부 대학들은 아직 정부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오르지 않은 퓨처웨이와 협력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대학과의 협력관계를 악용해 인공지능(AI)이나 이동통신·로봇공학 등 해킹이나 스파이 작전에 쓰일 수 있는 연구결과를 확보했다는 비난이 제기된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