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이달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트로이온스당 1,400달러를 넘어선 국제 금 시세가 조정을 받은 후 연말에는 1,5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국제 금 가격은 금융정보 업체인 텐포어(Tenfore)가 공시하는 국제 금 시세 기준으로 1트로이온스당 1,427.3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 가격은 연초 1,300달러 선에서 시작해 횡보하다 이달 들어 8%가량 뛰며 연초 대비 약 10% 상승했다.
이에 금 관련 투자상품도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하다. KRX금시장에서는 이날 1g당 5만2,6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말 1g당 4만9,530원 대비 6.2% 오른 가격이다. 투자자들은 올 들어 KRX금시장에서 205㎏에 달하는 금을 순매수했다. KTX의 한 관계자는 “KRX금시장은 다른 금 관련 투자상품과는 달리 부가세나 양도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KODEX 골드선물, TIGER 골드선물은 이달 들어 8.6~8.7% 올랐다. 또 금 가격 변동률의 두 배수로 수익이 연동되는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는 17% 넘게 뛰었다. 신한 금선물ETN과 삼성 레버리지금선물ETN도 이달 들어 각각 9%, 18%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로 금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채 10년물과 금 가격은 과거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왔다.
다만 금 가격이 이달 들어 급하게 상승한 만큼 당분간 조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28~29일 미중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 단행 후 연말에는 2차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값은 하반기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시세로 3·4분기에는 1트로이온스당 1,400달러 선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연말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금 가격은 1,500달러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티은행의 애널리스트들도 연말까지 1트로이온스당 1,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