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5G 불만 여전한데…이통3사 ‘내가 품질 1등’

LG유플러스, 서울시내 5G 속도 1위 광고에

KT·SKT “조작 의심, 인정 못해” 서로 1위 주장

“소비자 외면한 그들만의 리그”지적









이동통신사에서 일하는 최모씨는 최근 5세대(5G) 가입을 종용하는 무언의 압박에 못 이겨 스마트폰을 ‘갤럭시 S10 5G’로 교체했다. 가입 초반 5G의 빠른 속도를 체감한 뒤 놀라기도 했지만 채 사흘을 못넘기고 ‘롱텀에볼루션(LTE) 전용’으로 설정을 바꿨다. 그는 “집 주변과 건물 내에서는 여전히 5G 서비스가 안되는데다 LTE와 5G 전환이 잦아 배터리 소모도 많다”고 말했다.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 직원조차 마음 놓고 5G를 쓰지 못하는 현실인데 SK텔레콤(017670)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사업자들이 저마다 서비스가 가장 좋다며 난데 없는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여전히 완전하지 못한 서비스 가능지역(커버리지)으로 불만이 쌓이는 소비자의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5G 서비스 1위를 내세운 보도와 광고가 잇따르자 SK텔레콤과 KT가 일제히 반발하며 스스로를 1등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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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LG유플러스의 기사형 광고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일부 신문에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25개구 내 186곳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통신 3사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한 결과 동작역, 서래마을 인근 등 5곳을 제외한 181곳에서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의 평균 속도가 480초당메가비트(Mbps)로 348Mbps와 323Mbps를 기록한 경쟁사보다 빨랐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빠른 네트워크 구축과 최적화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해석도 곁들였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지난 26일 잇따라 기자설명회를 열어 LG유플러스 측정치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KT는 LG유플러스의 속도 측정 방식을 두고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속도가 빠른 장소에서 자사 통신망에 가장 적합하게 제작된 LG전자 ‘V50 씽큐’ 위주로 측정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영인 KT 네트워크 전략담당 상무는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도 했다. KT는 새로운 측정결과를 제시하며 자사의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3사 중 가장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의 주장에 “인정할 수 없고 말도 안 되며 우리가 이기는 데가 많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문제 제기에 27일 자료를 내고 이통3사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하며 맞불을 놨다.

올해 말이 돼야 전국 85개 시 주요 동 지역까지 5G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실내 네트워크 구축도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이통사들이 서로 1위를 주장하자 이용자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한 5G 가입자는 “비싼 5G 요금을 내며 여전히 LTE만 쓰는 데 이통사들은 누구를 위한 1위 경쟁을 하는 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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