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 라운드를 한 개의 골프볼로 마치면 싱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주로 분실 때문에 여러 개의 볼이 소요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프로골프 대회에서 18홀도 아닌 72홀을 하나의 볼로 마치고 더욱이 우승컵까지 챙긴 선수가 화제가 됐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지난 2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산하 매킨지 캐나다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알렉스 치아렐라(25·미국)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분실보다는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통상 3~6홀 단위로 볼을 교체하는 프로 투어에서는 좀체 보기 드문 사례다.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대학을 다닌 치아렐라는 지난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매켄지 투어 레스브리지 파라다이스캐년 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정상에 올랐다.
그는 대회 첫날 파란 선과 파란 점 2개를 표시한 타이틀리스트 1번 볼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1라운드 7번홀까지 치르고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될 때까지 하나의 볼을 사용한 치아렐라는 이튿날 같은 볼을 가지고 나와 잔여 홀을 마쳤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를 기록한 그는 2라운드에서도 볼을 바꾸지 않았고 4타를 줄여 중간합계 11언더파를 기록했다. 치아렐라는 경기 후 “그날 밤 친구에게 ‘이 볼이 마력이라도 가진 것 같은데 주말에도 계속 쓰는 게 어떨까’라고 물었고 친구도 ‘볼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3라운드에서 65타를 몰아친 치아렐라는 최종일에도 68타로 선전을 펼쳐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매킨지 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오른 그는 시즌 말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PGA 2부 투어 승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