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2.25%에서 2.50% 사이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결정문에 대한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중에서 한 명이 반대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해당 위원은 현재 미국 경제상황이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한다고 판단했는데 정책금리 결정에 이탈표가 나왔다는 사실보다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투표권이 없는 7명의 지역연준 총재를 포함한) FOMC 참가자 17명의 경기전망에 나타난 극심한 불확실성이었다.
FOMC 모임이 1년에 8번 열리니 분기마다 2번 만나는 셈인데 매 분기의 후반부 모임에서는 결정문과 함께 경제전망요약(SEP,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을 발표한다. 석 달 전인 3월 하순에 발표된 SEP의 정책이자율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참가자 17명 가운데 11명이 올해 말 정책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 6명은 모두 연내 인상을 예상했는데 이들 중 4명은 올해 한 번, 그리고 2명은 두 번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3월 말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을 기점으로 미국의 경기전망은 점차 악화했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악화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20일 발표된 6월 SEP에 따르면 17명의 FOMC 참가자 가운데 올해 말 정책금리가 현재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11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이러한 감소세는 예상한 바였으나 올해 정책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이 6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는 사실은 뉴스가 되기에 충분했다. 많은 참가자의 전망이 인하로 돌아섰다는 사실 못지않게 시장에 충격을 준 정보는 인하를 예상하는 8명 중 한 번의 인하를 전망한 참가자는 단 한 명뿐이며 대다수인 7명이 두 번의 인하 의견을 제시했다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도 목요일 새벽에 이 사실을 언론에서 접하고 처음에는 오타라고 생각했다. 이번 점도표를 올해 한 번의 인하를 전망한 1인을 기준으로 보면 9명이 더 긴축적인, 7명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해 예외적으로 극심하게 의견이 갈린 양상이다.
이러한 극심한 불확실성과 관련해 6월4일과 5일 시카고 지역연준에서 열린 행사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학계뿐 아니라 노동조합이나 교육계 인사 등 여러 이해당사자들도 초청된 이 행사의 명칭은 ‘페드리슨스(FedListens)’였는데 이를 번역하면 ‘저희 연준은 듣고 있습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행사 첫째 날 마지막 세션에서 발표된 ‘연준의 소통(Federal Reserve Communications)’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연준이 정책금리에 관한 점도표뿐 아니라 성장률·실업률·인플레이션율 전망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통해 금융시장과 국민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행사는 인터넷에서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는데, 둘째 날 금융안정 세션 Q&A 부분에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한국 외환위기에 대한 발언은 1990년대 말의 경험을 상기시킨다).
미중 무역분쟁이 미국 경기전망 불확실성의 주원인이라면 이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일 것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연준과 유사한, 어쩌면 더 심각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5월 말에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소수의견이 한 표 나왔으며 지난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완화정책을 지지하는 추가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통화정책이 불확실성에 직면할수록 국민과의 소통은 더욱 중요해진다. 한은도 10년 넘게 ‘통화정책 워크숍’ 등으로 학계와 소통해왔다. 이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다른 이해당사자들과도 동시에 소통하는 방식을 고려할 시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