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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 고교과목 폐지로 일어날 3가지 변화

조정점수제 폐지로, 필수과목 취약 수험생에게 유리해져

고졸자 임용을 늘리기 위해 2013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에 선택과목으로 신설, 도입된 고교과목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인사혁신처는 6월 25일 “9급 공채 모든 행정직군 시험 선택과목에서 사회, 과학, 수학 등 고교과목을 제외하고 직렬별 전문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조정점수제 폐지로, 필수과목 비중 약화

9급 시험과목이 직렬별 5개 필수과목으로 변경됨에 따라,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을 위해 도입되었던 조정점수제 역시 폐지된다. 인사처는 조정점수제 도입을 명시한 「공무원임용시험령」 제32조 제4항과 제32조 제5항을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9급 공무원시험의 필기시험 합격선은 2022년부터 ‘총점’이 아닌 ‘평균점수’로 회귀하게 된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의 수험전문가는 “현재는 선택과목마다 조정점수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알 수 없어서 합격 여부를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조정점수제가 폐지되면, 가채점만으로도 자신의 정확한 필기시험 점수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전보다 합격에 대한 예측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이 약한 수험생들에게도 조정점수제 폐지는 환영할 조치다. 필수과목은 원점수가 그대로 필기시험 성적에 반영되지만, 선택과목은 조정점수제 때문에 원점수보다 낮은 점수가 실제 성적으로 반영된다. 고교과목의 도입으로 필수과목의 점수 비중이 선택과목보다 높아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에듀윌의 수험전문가는 “조정점수제 하에서는 원점수로 2명의 응시생이 모두 400점을 획득했어도 필수과목에서 280점을 획득하고 선택과목에서 120점을 받은 응시생이 필수과목에서 200점을 획득하고 선택과목에서 200점을 획득한 응시생보다 더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라며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영어를 어려워하기 때문에, 영어 점수가 취약한 수험생들은 2022년 과목 개편 이후에는 영어에서 잃은 점수를 다른 과목에서 만회할 수 있는 전략적인 공부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공통 선택과목 폐지로, 원서접수 눈치작전 소멸

선택과목이 폐지되면서 일반행정직 수험생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세무직이나 사회복지직에 응시원서를 접수하는 눈치작전이 사리지게 된다. 현재 9급 수험생들은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중 2개 과목을 선택하면 선거행정직을 제외한 모든 행정직군 직류에 필기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




눈치작전의 목표가 된 대표적인 직렬이 세무직이다. 선택과목 신설로 직렬 간 경계가 무너지자 1만 명을 넘지 않았던 세무직의 응시원서 접수인원이 시험과목이 개편 첫 해인 2013년에 전년 대비 지원자가 2.6배나 늘었다. 당시 세무직의 채용인원이 일반행정직에 비해 많아 경쟁률이 낮은 직렬에 도전하려는 수험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2022년에 선택과목이 폐지되면, 직렬마다 전문과목이 지정되기 때문에 타 직렬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일반행정직이 아닌 특정 직렬의 수험생들은 지금보다 경쟁자가 더 줄어드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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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윌의 수험전문가는 “세무직의 경우, 과목 변경 이전처럼 지원자 규모가 1만 명 미만으로 줄어든다면 10대1에 초반의 경쟁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과목 부활로 진입장벽 높아진 공무원시험, 지원자 감소?

2022년부터 직렬별 전문과목이 부활함에 따라, 공무원 수험생은 고등학교에서 접하지 못한 행정법, 행정학, 세법, 회계학, 형법, 형소법,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생소한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 고등학교 때 배운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을 준비하는 기간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며, 심적 부담도 크다.

이러한 수험생들의 심적 부담을 알 수 있는 증거가 고교과목이 도입된 2013년을 기점으로 공무원시험의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고교과목으로 심적 부담이 사라지자 지원자도 늘어났다.



에듀윌의 수험전문가는 “고교과목의 도입으로 지원자가 늘어났기 때문에, 고교과목이 사라지면 지원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하지만 합격권의 드는 수험생의 규모는 과목 변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고교과목은 2022년에 폐지되기 때문에, 지금 현재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이다. 공무원 합격생의 평균 수험기간은 1년 6개월 내외이며, 3년을 넘기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듀윌의 수험전문가는 “현재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려는 여건이 안 되거나, 2020년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고교과목 폐지를 염두에 두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국어, 영어, 한국사에서 좀처럼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다면, 고교과목 개편은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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