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모멘트’,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소중한 순간을 의미하는 말이다. 한때 세계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했던 필름기업 코닥의 영향력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코닥은 ‘성공기억’에 취해 디지털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지난 2012년에 파산신청을 했다. 이제 코닥 모멘트는 외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도태된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이는 공직사회에도 교훈을 준다. 매년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우수한 인재가 공직에 유입된다. 하지만 기업인이 글로벌 환경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변화를 하는 것과 달리 공직자는 임용 후에 ‘합격’이라는 성공기억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 익힌 지식이 사회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쓸모없어져 금세 ‘무용지식(obsoledge)’이 되는 사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고 나아가 혁신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상상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를 예로 들면 전 세대 대비 저장용량이 늘었음에도 면적은 축소되고 스피드가 빨라졌음에도 전력소모는 줄며 성능이 좋아졌음에도 가격은 다운되는 결과를 말한다. 민간에서는 이를 ‘패러독스(paradox) 경영’이라고 한다. 행정에서도 예산절약과 고품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이라는 상반된 가치로 국민만족도를 높이는 일, 바로 ‘패러독스 행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신 기술들을 행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예산을 절감하면서 불필요한 일과 관행들을 과감히 버려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공무원 교육에도 기술을 융합해 패러독스 행정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가진 공무원이 교육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인재원에서는 패러독스 행정을 실현할 공직자의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직급별·직무별 교육을 내실화하고 있다. 공직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각 직급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한다. 또 다양한 콘텐츠의 e러닝과 직무교육을 제공해 공직 생애주기 동안 자기 계발을 지원한다.
국가인재원 내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민간 교육기관과 교류를 확대하고 4차 산업시대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CES 참관, 적극행정의 유도를 위한 퍼스트펭귄상 제정 등 교육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교육 연구, 교육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 차,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해야 할 때이다. 공직자들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정부의 능력은 정부를 구성하는 공직자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패러독스 행정’의 실현이 결국 국민의 더 나은 삶과 행복을 보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