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0위 업체 중 제약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39%), 신라젠(215600)(-8.25%), 헬릭스미스(084990)(-8.25%), 에이치엘비(028300)(-30%), 셀트리온제약(068760)(-2.19%), 제넥신(095700)(-5.45%), 에이비엘바이오(-9.39%), 삼천당제약(-4.03%), 차바이오텍(-2.79%), 메지온(140410)(-28.02%) 등이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인 메디톡스(1.29%)만이 유일하게 상승했다.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운데 그동안 임상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들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이날 바이오 업종의 하락은 폰탄수술환자 치료제 개발사인 메지온에서 촉발됐다. 보합에서 출발한 메지온의 주가는 장 초반 반짝 상승을 보인 후 하락 전환해 낙폭을 키우더니 급기야 2시간 만에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지난 4월 중순경 임상 3상에 대한 데이터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아무 소식이 없자 악성 루머가 떠돌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메지온은 대표이사가 직접 루머 해명에 나섰지만 주가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메지온의 주가는 전날 대비 27.68% 하락한 8만3100원에 마감했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는 27일 인터뷰를 통해 “근거없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친 3상은 현재 자료를 수정하고 있는 상황으로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소아 희귀병인 폰탄수술환자(단심실증) 치료제를 개발중인 메지온은 지난 2016년 단심실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실시해 작년 12월 마지막 환자에 대한 투약을 마친 상태다.
오후에는 위암치료제 개발사인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의 발언이 주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27일 기업설명회에서 “리보세라닙의 통계적 유의성 분석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OS가 최종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번 임상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소식에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장중 30분 만에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만6000주(196억)와 14만8000주(102억)의 에이치엘비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투매 양상을 보였다.
향후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 임상 3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깔리면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매도 증가로 몸살을 앓아온 에이치엘비는 이번 이슈로 공매도 세력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진양곤 회장의 주식담보대출도 주가하락의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진양곤 회장의 주식 394만4,595주(10.05%) 가운데 101만3,420주(2.58%)가 주식담보대출로 잡혀 있다. 주가 하락이 이어져 진 회장의 보유주식에 대한 반대매매(주식 강제처분)가 진행된다면 주가하락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오롱 인보사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 등으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시장 대비 언더퍼폼(주가 부진)한 상태”라며 “하반기 코스닥 바이오업체들(에이치엘비·메지온·신라젠·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바이오 섹터 향방의 중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