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대 규모의 국세청 정보화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거래 단계에 끼워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전직 대기업 부장 등 6명이 구속기소되고 총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대기업 전산업체 전직 부장 A·B씨 등 6명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산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거래 상대 업체측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납품업체 관계자 4명은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3~2014년 국세청이 발주한 사업에 참여해 전산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특정업체를 끼워주는 대가로 14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른바 ‘범죄 카르텔’을 형성해 아무런 역할이 없는 중간 업체를 스토리지 등 고가의 전산장비 공급 단계에 끼워 넣거나 ‘설계보완 용역’ 등 명목으로 실체가 없는 거래를 만들어 납품단가를 부풀렸다. 이들은 투찰 전부터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돈을 빼돌릴 업체와 금액 등을 반영해 원가를 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국가조달사업 과정에서의 이 같은 납품 비리는 처음이 아니다. 검찰은 지난 2월에도 500억원대 규모의 대법원 전자법정 구축 사업을 담당하며 전직 직원이 세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뒤 7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법원 공무원 강모·손모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법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입찰에 참여하거나 들러리 입찰에 가담한 업체 관계자 등 15명은 입찰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강·손씨는 6월14일 1심에서 “사법부를 향한 국민 신뢰와 기대를 저버렸다”며 징역 10년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 조달사업 발주 제안 및 평가 시스템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당해 국가기관과 조달청 간 협업 검증을 강화해 국민의 혈세·국고 손실을 방지하는 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