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씨가 피해자 시신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제주지방검찰청(검사장 송삼현)은 1일 고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죄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 오후 8시10분께 제주 조천읍 펜션에서 미리 구입한 수면제 졸피뎀을 음식물에 희석해 전 남편 강모(35)씨에게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이날 시신을 1차 훼손하고 이틀뒤인 27일 낮 범행장소를 빠져나갔다. 이후 고씨는 같은 달 28일 오후 8시30분쯤 자신의 차량으로 제주-완도행 여객선에 승선해 사체 일부를 바다에 유기했다. 또 29일 오전 4시경 친정이 소유한 경기 김포 아파트에서 31일 새벽까지 사체를 2차 훼손한 뒤 종량제봉투에 담아 인근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렸다.
5월27일 피해자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6월1일 충북 청주 자택에서 고씨를 긴급체포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제주지검은 6월12일 특별수사팀까지 꾸리고 구속기간도 한 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고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시신을 수색했음에도 한 달이 넘도록 찾지 못했다.
고씨는 수사 초기 피해자 강씨가 성폭행을 시도해 살해하게 됐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다가 현재는 “기억이 파편화돼 일체의 진술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주 경찰은 지난 3월 발생한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