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꿈의 마운드에서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를 썼고 ‘핵잠수함’ 김병현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2실점 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호투의 역사를 남길 수 있을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사령탑을 맡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것”이라고 1일(이하 한국시간) 예고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오는 10일 오전8시30분 미국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다. 류현진은 선수 투표를 통해 내셔널리그 투수 2위(1위는 워싱턴의 맥스 셔저)로 올스타로 선정됐다. 선발 야수는 팬 투표로, 투수는 선수 투표 등으로 뽑는다.
류현진의 올스타전 출전은 지난 2013년 데뷔 후 처음이며 한국 선수로는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 지난해 추신수에 이어 네 번째다. 올스타전 선발 출전은 한국 최초다. 박찬호는 두 번째, 김병현은 일곱 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타자 추신수는 8회 대타로 나섰다. 류현진은 “엄청난 영광”이라며 “행복한 전반기를 보냈다. 행운도 따랐고 팀 동료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6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 1.83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 1위를 기록하고 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현재 최고의 선발투수다. 이닝당 출루허용은 0.90에 불과하고 볼넷은 단 7개만 내줬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출신 투수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은 1995년 노모 히데오(일본) 이후 처음으로 역대 두 번째다. 당시 노모는 전설의 강속구 투수 랜디 존슨과 선발 대결을 벌였다. 류현진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류현진의 사이영상(최고투수상) 경쟁자로도 꼽히는 셔저는 8승5패, 평균자책 2.43으로 선수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류현진이었다.
과거 올스타전에서 박찬호는 1이닝 1피홈런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김병현은 3분의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5일 샌디에이고전에 전반기 마지막으로 등판한 뒤 올스타전 선발 출격을 준비한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대결인 올스타전에서 승리 팀에는 보너스 80만달러(약 9억2,000만원)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