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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자본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또 자본을 이용해 번 소득은 땀을 흘리지 않고 얻은 것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에 비해 부정직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자본이익은 대단히 중요하고 정당한 소득임에 틀림없다. 사실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자본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적극 격려하고 권장해야 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큰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수익을 낼 자본이 없기 때문에 젊은 시절에는 주로 근로소득에 의존해 생활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부터 정년까지 받을 총액을 따져보면 근로소득은 젊을수록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잔여 근로소득은 점점 감소하다 마침내 정년이 되면 하나도 남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와 반대로 자본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쌓이기 마련이어서 대개 정년 무렵에는 최고조에 이른다. 이런 변화로 인해 젊어서는 근로소득으로 생활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자본으로부터 얻는 소득으로 생활하게 된다. 즉 사회생활의 초기 단계에서는 근로소득이 우세하나 점차 자본소득의 비중이 높아지고 결국 소득의 전부가 된다는 말이다. 자본소득으로 살아가야 할 노후에는 자본과 그것을 현명하게 운용하는 능력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축적된 자본의 총량은 적립하는 액수와 기간, 그리고 평균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운용능력은 자신의 책임하에서 투자하면서 겪는 오랜 경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물론 근로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는 또 하나의 훌륭한 해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언젠가는 일을 그만둬야 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 우리나라와 같이 노동시장이 경직된 환경에서는 안타깝지만 정년이 지난 고령자를 선뜻 써줄 기업이 많지 않은 점도 문제다. 힘닿는 데까지 일하려는 자세는 참으로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자본소득을 얻는 유용한 루트를 애써 외면할 까닭은 없다.



얼마 전 일본 금융청이 “100세 시대 노후 자금으로 2억원을 더 저축하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연금정책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거세게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 노년층은 국민연금과 후생연금 등의 공적연금으로만 매달 약 230만원을 탄다. 그런데도 연금 외에 2억원을 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으로 85만원가량을 타는 우리나라 노년층은 얼마나 더 준비해야 할까. 여러 상황을 예측해볼 때 국민연금은 최저생활비 정도를 얻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최저 생활비를 국민연금에서 얻고 나머지는 자본이득으로 얻을 수 있도록 각자 깊이 고민해야 한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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