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가 파죽지세다. 올해 들어 RTS 지수의 상승률이 30%를 넘어섰고 5년 만에 처음으로 1,400선을 돌파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러시아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 강세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일 러시아 RTS 지수는 1.53% 상승한 1,401.64로 장을 마쳤다. 올 한 해만 31% 급등한 수치로 RTS 지수가 1,4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국내 러시아펀드의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펀드 10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7월1일 기준)은 26.48%에 달한다. 이는 해외 주식형 펀드를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높다.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가 37.2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수익률이 가장 낮은 ‘한화러시아증권’도 24.08%에 달한다.
러시아 증시에 불씨를 지핀 것은 국제 유가의 상승이다. 러시아 증시는 전체 시가총액의 약 60%가 에너지 기업이며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연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원유수출국인 러시아 시장 강세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조치가 시장의 분위기를 더 달아오르게 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 금리를 7.75%에서 7.5%로 낮췄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러시아 주요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선 것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가스프롬을 비롯한 러시아 주요 기업들이 최근 배당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면서 “주주친화 정책이 국가적으로 리스크를 지닌 러시아 시장에 안정성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증시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해외운용팀장은 “국제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적은데다 금리 인하 및 배당확대 정책이 증시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면서 “서방제재 리스크에도 내성이 생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