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프리카BJ 앞세워 1800억 선물거래 도박장 굴린 조직 구속기소

방송으로 피해자 가상 선물거래 투자자 모집

검찰, 118억 부가세 포탈도 국세청 고발의뢰

아프리카TV 증권방송 플랫폼 프리캡에서 활동한 BJ디딤돌 게시판. /홈페이지 캡쳐아프리카TV 증권방송 플랫폼 프리캡에서 활동한 BJ디딤돌 게시판. /홈페이지 캡쳐



유명 인터넷 1인방송 BJ를 앞세워 “수십 만원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다”며 시청자를 유인해 1,800억 원대 불법 가상 선물거래 시스템을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태권 부장검사)는 사설 선물사이트 운영조직을 적발해 국내영업을 총괄한 유모(43)씨를 비롯해 중국콜센터 직원, BJ 등 6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118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포탈했다고 보고 이와 함께 국세청에 고발을 의뢰했다.


선물거래란 미리 약속한 금액으로 대상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이용한 투자방식의 일종이다. 이 중에서도 유씨 일당은 코스피, 나스닥, S&P500, 항셍지수, 유로화, 원유 등 유명 주가지수와 연동된 선물거래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실제로 거래가 진행된 것처럼 꾸몄으나 실제로는 투자가 진행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선물투자라기보다는 ‘홀짝’과 원리가 동일한 도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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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유씨 일당은 2015년 9월께부터 약 4년의 기간 동안 사설 도박장을 운영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의 고액 리딩료(자문료)도 챙겼다. 아프리카TV 증권방송 플랫폼인 ‘프리캡’에서 ‘심미안’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송모(46)씨, ‘디딤돌’ 김모(47)씨는 방송과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서 거래할 것을 추천하면서 거래 수수료의 25~50%를 리딩료 명목으로 받았다. 송씨와 김씨는 이 같은 수수료로만 1억3,000만원에서 5억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챙겼다.

/사진제공=서울중앙지검 강력부/사진제공=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기업화된 구조를 통해 운영됐다. 유씨 일당은 서버와 주사무실을 중국에 두고, 중국콜센터 총괄·국내 영업 총괄·대포통장 공급 담당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그 아래 이사, 실장, 부장, 차장 등 직급별로 역할을 나눠 일종의 기업 형태로 업무를 나눴다. 자칭 증권전문가인 BJ들은 수수료를 받고 고객 유치 역할을 담당했고, 끌어들인 투자자들의 거래수수료와 투자손실액은 공범들의 역할에 따라 분배됐다. 중국 콜센터를 운영하며 주기적으로 사이트 이름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법망을 피해왔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유씨가 보유한 차명 아파트 13채와 거제·통영 등지 토지 14필지 등을 추징보전하고, 국세청에 조세포탈혐의에 대해 고발의뢰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수익환수부와 협업해 유씨가 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15억원 등 공범 전원의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며 “중형 및 배액의 벌금형 병과가 가능해지는 조세포탈로 인터넷 도박범죄가 처벌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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