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확산되는 신고가...서울 집값 34주만에 반등

<감정원 아파트 매매가 조사>

이달 첫째주 전주대비 0.02% 올라

민간 이어 정부 공식 통계서도 확인

동대문·노원구까지 신고가 거래

전세가도 36주만에 상승

전문가 "하반기 강보합세 유지"






“전세 살던 세입자가 집값이 더 내려갈까 기다리다가 더는 떨어지지 않자 계약만료 시점에 맞춰 그냥 매입을 결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고가 수준에도 매매가 이뤄집니다.” (동대문 H 공인 대표)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 민간 시장조사기관에 이어 정부 공식통계에서도 반등세가 확인된 것. 강남권 재건축에서 시작된 신고가 거래가 마·용·성은 물론 동대문·노원 등 전 지역으로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강력한 대출 규제로 거래가 늘고 집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지만 강보합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민간 이어 감정원도 34주만 상승 =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2018년 11월 첫째 주 이후 34주 만에 처음이다. 앞서 민간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 통계에선 지난달부터 오름세가 확인됐다.

감정원 조사 결과를 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는 물론 강북·비강남 등 대다수 자치구가 상승하면서 서울 전체 집값이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특히 강남구는 전주 0.03%에서 이번 주 0.05%로, 송파구는 0.02%에서 0.04%의 상승률을 기록해 각각 4주,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권은 신고가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 전용 114㎡는 지난 1일 20억원에 실거래됐다. 2017년 3월(14억원) 거래 이후 2년 이상 지나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에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경남 전용 124㎡가 지난해보다 1억원이 오른 21억원에 실거래됐다. 5월 말 전용 82㎡가 신고가를 기록했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전용 76㎡가 지난달 19억1,560만원에 새로운 고가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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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주와 갈아타기 수요가 겹치면서 고가 신축 단지의 호가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6월 전용 178㎡가 38억원에 신고가 거래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6월 중순부터 평형별로 호가가 1억~2억원 씩 오르며 신고가 거래 소식이 전해졌다. 김시연(서경펠로) 반포동 래미안114대표는 “이주를 앞둔 반포주공 1·2·4주구 수요와 기존 세입자들이 매매로 갈아타면서 전 평형이 연쇄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면서 “전용 59·84㎡는 매물이 부족해 집을 보지도 않고 입금하려는 대기수요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 하반기 강보합 전망 우세 = 강북권 주요 지역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계속됐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08㎡는 6월 말 42억5,000만원에 실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용강 전용 114㎡도 6월 말 12억9,500만원에 신고가에 거래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전용 53㎡와 신시자가5단지 142㎡에서도 모두 6월 막바지까지 신고가가 나왔다.

신고가는 외곽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도 10억2,500만원에 전고가를 넘어섰다. 노원구 상계동도 급매 소진 후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상계동 C 공인 대표는 “5월 말부터 호재가 있는 단지부터 하루이틀새 남은 급매물이 싹쓸이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도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천시는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광명시는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 기대감으로 0.4% 올랐다. 성남시 분당은 0.02% 올라 36주 만에 상승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전주 대비 0.01% 올라 3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락세는 끝났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13대책 후 8개월이 지나자 서울 집값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겠다는 인식이 굳혀지고 있다”며 “다만 대출 규제로 인해 거래량이 충분치 않아 집값 급등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꺾였던 부동산 시장 심리가 완전히 살아났다”면서도 “대출 제한으로 추격 매수가 어려워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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