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치킨집을 ‘자영업자들의 무덤’이라고 하지만 bhc치킨은 적자가 나는 매장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불황에도 오히려 상반기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올해 사상 최고 매출 달성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본사부터 가맹점주들까지 모두 신바람 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임금옥(사진) bhc 대표는 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한 달도 거르지 않고 6개월 연속 두자릿수 매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고인 3,2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2,400억원)과 비교해 1년 만에 33% 넘게 늘어난 수치다. 경기불황과 외식산업의 과열경쟁으로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KB금융이 발표한 ‘치킨집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4년간 창업한 치킨집보다 폐업한 곳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한 전문기술 없이도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퇴직자들이 대거 치킨집 창업으로 몰려든 탓이다.
이 같은 무분별한 창업을 방지하기 위해 bhc치킨은 올해부터 새로 매장을 열기를 원하는 예비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본사 차원의 임원 면접을 치르고 있다. 면접 통과율은 60%에 불과하다. 그만큼 심사가 까다롭다. 임 대표는 “흔히들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차리자’고 할 정도로 치킨집 창업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해온 경향이 있다”며 “고객을 소중히 대할 수 있는지 등의 품성을 꼼꼼히 따져본 뒤 매장을 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bhc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임 대표는 본사와 가맹점주들 모두 원칙을 지켜가면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점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에게 열심히 알리는 일”이라며 “매년 최소 2가지의 신메뉴를 내놓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신메뉴 개발을 위한 연구수 인력은 2013년 7월 BBQ로부터 독립한 지 6년 만에 40%나 늘었고, 대표 히트메뉴인 ‘뿌링클’과 ‘맛초킹’의 출시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잇따른 대박 메뉴는 bhc치킨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 독립경영 첫해 806곳에 그쳤던 가맹점 수는 올 6월 말 기준 1,485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업계 순위도 7~8위권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4월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향신료 ‘마라’를 활용한 마라칸 치킨을 출시한 bhc는 오는 9월 획기적인 신메뉴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bhc는 올해 해외사업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임 대표는 “지난해 해외에 처음 문을 연 홍콩 매장의 반응이 좋아 현재 추가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라며 “싱가포르와 미국, 두바이 등도 사업성을 검토 중인데 빠르면 연내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 매장 외에 bhc의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 ‘창고43’도 싱가포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 오너의 잇따른 갑질 파문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해서도 자성을 요구했다. 그는 “전 재산을 털어 사업에 뛰어든 가맹점들로 이뤄진 프랜차이즈업체들은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다른 업종들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성이 필요하다”며 “오늘날 bhc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철저히 원칙에 입각한 준법경영과 투명경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사진=오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