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외벽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4일 신사역 인근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로 숨진 여성이 결혼을 얼마 앞둔 예비신부로 밝혀서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마지막으로 구조된 황모(31·남)씨와 이모(29·여)씨는 길을 지나다 갑자기 차량 위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피할 새 없이 잔해에 깔려 매몰됐다.
이들은 차 안에 갇힌지 4시간이 흐른 뒤에야 구조대에 의해 건물 잔해에서 빠져나왔다. 황씨는 5시 59분경 중상을 입고 구출됐고, 약 30분 뒤 구조된 이씨는 결국 숨졌다. 이씨는 차 안에서도 의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결혼을 약속한 예비부부로, 결혼반지를 찾기 위해 잠원동을 지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흥분된 마음으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길에 날벼락을 맞았다. 현재 중상을 입은 황씨 역시 감각이 없는 상태로,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씨 부친은 “(이씨가) 자기 품에서 죽은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건물 외벽 붕괴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이 매몰된 차량을 꺼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숨진 이씨의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이씨 부친은 “언니와 동생을 참 잘 돌보는 착한 딸이었고, (황씨는)어디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 사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성격도 잘 맞아서 싸우는 일 없이 서로 좋아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날벼락이야”라며 안타까워했다.
이후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오자 이씨 부친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내일모레 결혼할 애가 죽었다. 공사를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냐”며 “예물을 찾으러 가는데, 강남 한복판에서 이게 말이 되냐”고 울부짖었다. 철거업체 관계자들은 장례식장 1층 로비에서 무릎 꿇고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반복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수습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