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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시즌 10승·통산 50승…스리볼 몰려도 경계선 노리는 '제구 괴물'

샌디에이고 상대 6이닝 무실점

위기에도 스트라이크존 구석 공략

다섯번째 도전만에 아홉수 탈출

"지난경기 실수 반복안하려 집중"

전반기 방어율 1.73 亞 역대 1위

류현진이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SA투데이연합뉴스류현진이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SA투데이연합뉴스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의 4회는 올 시즌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최고인 이유를 설명하는 ‘축약본’이었다.

류현진은 4회 첫 타자 헌터 렌프로와의 대결에서 유독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다. 장고 끝에 던진 한 수는 시속 116㎞의 커브였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변화구에 시즌 25홈런의 렌프로는 타이밍을 완전히 잃고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이 경기 전까지 상대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으로 류현진에게 강했던 윌 마이어스는 높은 속구로 초구에 파울 플라이 처리했다.

다음 타자 이언 킨슬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2볼넷 경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동시에 류현진이 무서운 이유가 확실히 드러났다.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가 포수 러셀 마틴의 아쉬운 프레이밍(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기 위한 포수의 재치) 탓에 볼 판정을 받았지만 투구 추적 시스템상으로는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걸친 스트라이크로 나타났다. 올 시즌 들어 거의 모든 구종을 핀 포인트 제구로 던질 수 있게 된 류현진은 3볼에 몰려도 정직한 공 대신 이렇게 ‘보더라인’을 노린다. 조금 불안했던 내야 수비 탓에 3회까지 56개로 다소 투구 수가 많던 류현진은 4회 12개, 5회 10개로 넘기면서 결국 ‘아홉수’를 극복했다.


류현진이 시즌 10승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전반기를 마감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른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서 류현진은 6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팀의 5대1 승리 속에 10승(2패)을 채웠다. 지난달 5일 애리조나전 이후 다섯 번째 도전 만의 10승이다. 시즌 14승(2013·2014년)을 넘는 한 시즌 최다승 기대가 더 커졌다. 또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통산 50승을 찍고 기분 좋게 오는 10일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50승은 박찬호(124승), 김병현(54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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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73), 삼진/볼넷 전체 1위(9.90), 9이닝당 볼넷 전체 최소 1위(0.83), 이닝당 출루허용(WHIP) 내셔널리그 최소 1위(0.91), 다승 내셔널리그 공동 1위(10승) 등의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반기 평균자책 1.73은 역대 아시아 선수 중 1위이고 다저스 선수 중에서는 1964년 샌디 쿠팩스의 1.73 이후 최저다.

이날 8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빠른 최고 시속 151㎞를 찍을 만큼 혼신을 다했다. 6회 볼넷을 내주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경기 3볼넷을 기록했지만 4번 프란밀 레예스를 병살 처리하고 5번 렌프로를 직선타로 잡으면서 임무를 다했다. 올 시즌 홈구장 성적은 7승무패, 평균자책 0.85가 됐다. 볼넷 1개 이하 경기가 16경기 연속에서 멈춰 역대 내셔널리그 최장 2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올 시즌 홈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선발투수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얻었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초반부터 집중해서 강하게 던졌다”고 했다. 올 시즌 기록적 활약의 비결로 “좋은 몸 상태”를 꼽은 그는 전반기 점수로 “99점을 줄 수 있다”고도 했다. 류현진은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몸 관리를 잘해서 시즌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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