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금액이 제약 강국인 일본보다 많다는 황당한 내용을 담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뒤늦게 오류임을 밝히고 정정표를 올렸지만 공공기관이 직접 만든 보고서에서 기본적인 점검조차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달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한 ‘보건의료 R&D 통계’ 중 각 국가별 R&D 결산 내역이 엉터리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의 ‘국가별 기업 R&D 투자현황’에 따르면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은 2017~2018년에 11개 기업이 74억유로를 투자해 전년보다 1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37개 기업이 24억유로를 투자하는 일본, 13개 기업이 14억유로를 투자하는 스위스보다 높다.
또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 1곳당 투자금액이 미국 기업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253개 기업이 727억유로를 투자하는 미국의 제약바이오기업 1곳당 R&D 투자금액이 2억8,700만유로인 반면 우리나라는 한 기업당 6억7,200만유로를 투자한다는 것이다.
오류를 확인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4일 보건의료기술종합정보 자료실에 정정표를 재게재했다. 한국 제약·바이오사의 R&D 투자 금액 역시 74억 유로에서 5억2,700만유로로 수정됐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수행한 공공기관의 통계가 기본적인 점검조차 미흡했다”며 “인보사 사태’ 등으로 신뢰성에 큰 흠집이 난 K바이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