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사진)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IB 역량 강화를 위해 취임 100일 만에 칼을 빼 들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IB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등 초대형 IB에 걸맞은 체제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신한금투는 다음달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규모를 초대형 IB 기준인 4조원대로 맞출 계획이다.
신한금투는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위해 영업 경쟁력 강화와 관리체계 고도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 및 인사를 실시했다고 8일 밝혔다. IB 영업 담당 조직인 GIB그룹이 기업금융1·2, 대체투자본부의 3개 본부에서 커버리지·대체투자·기업금융·투자금융·구조화금융본부의 5개 본부로 확대 개편됐다. 각 본부에 통합돼 있던 상장(IPO), 사모펀드 운용, 기업 금융 등의 기능이 본부별로 세분화된 것이 특징이다.
신설된 구조화금융본부는 채권·부동산 등 자산유동화 업무를 맡고 투자금융본부는 사모펀드 운용,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한다. 기업 채권 발행·상장 등 기업 대상 영업은 대기업을 전담하는 커버리지본부와 중소·중견기업 담당 기업금융본부가 나눠서 맡는다. GIB그룹이 은행과의 통합 조직인 점을 감안하면 증권 업계에서는 신한금투가 은행 여신과 연계한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도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간 통합 조직인 CIB(기업투자금융) 조직을 신설하는 등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들이 은행·증권 통합 조직을 통한 IB 영업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으로 영입된 IB 전문가들도 중용됐다. 신설된 투자금융본부의 이재원 본부장은 맥쿼리증권 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말 영입됐다. 제이슨 황 기업금융본부장은 JP모간 한국법인 주식발행시장(ECM) 대표 출신으로 5월 신한금투 기업금융2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같은 조직개편·인사에 대해 신한금투 관계자는 “8월 증자에 대비해 GIB그룹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증자가 완료되면 3월 말 기준 3조4,259억원인 자기자본은 4조원을 넘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에 이어 여섯 번째로 초대형 IB에 합류하게 된다. 조직이 확대된 만큼 GIB그룹을 중심으로 인력 충원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영기획그룹은 전략기획그룹과 경영지원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업무지원·전략기획 기능 강화 목적으로 풀이된다. 경영기획그룹에 속해 있던 디지털사업본부는 전략기획그룹 소속이 됐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과 사업 경쟁력 강화가 목표라는 게 신한금투 측의 설명이다. 또 신한금투는 대체투자·부동산·글로벌 IB 딜 증가에 따라 심사체계를 고도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리스크관리본부 소속 심사부를 심사1·2부로 확대 개편했다. 심사1부는 대체투자 분야를, 심사2부는 기업금융 분야를 각각 담당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