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답하고 있다./권욱기자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두고 거짓말 논란이 일면서 야당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사건 당사자들까지 이른바 ‘윤석열 구하기’에 나섰으나 야당이 자진 사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하루종일 청문위원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녹취로 거짓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부적절하고도 의심스러운 만남이 정치 중립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다”며 “스스로 후보자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인사청문회 진술은 물론 여당 핵심 인사와 회동을 하는 등 신뢰가 무너진 만큼 윤 후보자가 자신해서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윤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데 힘을 보탰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인터뷰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소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임된 건 아니라는 어이없는 변명만 내놨다”며 “이는 변호사법 위반이자 외압을 행사했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또 “청문회장에서 위증하는 검찰총장은 있을 수 없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 총회에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 소개는 아니라고 했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소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윤 후보자를 겨냥한 야당의 자진 사퇴 촉구에 민주당은 방어벽을 쌓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검찰 수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며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는 “변호사 소개 문제에 관해 당사자(윤대진 국장)도 설명했고 윤 후보자도 오해가 있었던 것을 사과했다”며 야당의 윤 후보자 사퇴 내지 지명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이남석 변호사 등 사건의 당사자들도 윤 후보자를 둘러싼 위증 논란 수습에 나섰다. 뇌물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윤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윤 후보자가 아닌 친동생 윤 국장이라는 게 이들 당사자의 해명 요지다.
하지만 여당과 사건 당사자의 방어 모드 돌입이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민주당이 찬성 의견을 내는 데 반해 한국당·바른미래당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탓이다. 민주평화당의 경우 윤 후보자 위증 논란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면서도 자질 면에서 검찰총장에 적격하다고 결론을 내리는 등 각 당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