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9%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판교 알파돔시티와 같은 대체투자처를 찾고 있습니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사업이사는 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서경 인베스트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자산운용 방향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국내 대체투자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위탁운용사(GP)들에 이처럼 주문했다. 일반적인 펀드레이징 과정에서는 GP들이 나서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에 출자를 제안하지만 최근 고수익 투자 물건이 자취를 감추자 출자기관(LP) 측에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와달라며 역제안에 나선 것이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 13조원을 굴리는 국내 2위의 공제회로 대체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47%였던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55%까지 상승했다. 실제 성적표를 봐도 대체투자 부문의 투자 수익률이 월등하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에서 10.2%의 수익을 거뒀지만 주식투자에서는 오히려 12.8%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해외로 쏠려 있는 대체투자 비중도 국내로 조정하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사실 그동안 행정공제회의 대체투자는 주로 해외에서 이뤄졌다. 국내에 비해 해외 프로젝트의 수익률이 높고 투자 물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6년 말 대체투자의 지역별 비중은 국내 67%, 해외 33%로 국내 비중이 해외의 두 배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해외 투자 비중이 50.1%로 국내를 넘어섰다.
하지만 해외 비중이 커지면서 이제는 포트폴리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국내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장 이사는 “(해외 비중이 크게 늘면서) 환 헤지에 따른 유동성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 리스크와 수익률이 같은 조건이라면 국내에서 대체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4,290억원을 투입해 연간 약 9%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판교 알파돔시티와 같은 투자 건을 확보하기 위해 GP와의 협업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의 큰손으로서 출자 원칙도 공개했다. 최우선 선정 기준은 투명성이다. 이를 위해 GP 선정 심사에 외부 기관인사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또 수익률뿐 아니라 GP들의 투자 절차 합리성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장 이사는 “GP 자신들이 잘 아는 투자영역에서 합리적인 프로세스로 성과를 낸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며 “행정공제회는 수익성뿐 아니라 안전성에 방점을 찍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과정을 보유한 GP들이 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