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동네 문구점은 지난 달 ‘제로페이’ 가맹점 신청을 하고 계산대에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다고 표기해 놨지만 실제 결제는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이 있을 때마다 신용·체크카드 또는 현금으로 계산해 달라고 양해를 구해야 된다.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감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한 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의 가맹점 가운데 30%가 넘는 곳에서 실제 결제를 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은 15만7,000여곳이며 이 중 실제 제로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곳은 68%에 해당하는 10만7,000여곳이다. 나머지 5만여곳은 영업장에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만 걸어놨을 뿐이다.
서울지역 제로페이 가맹점 중 32%에 달하는 곳에서 실제 결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가맹점용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가맹점용 앱은 업주 스스로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의 업주 등이 앱 설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포구의 한 식당 업주는 “제로페이 가맹점 신청할 때 앱을 설치할 줄 모른다고 했더니 구청 측이 우리가 직접 가서 설치해주겠다고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며 “수수료 없는 제로페이는 업주들에게도 좋은 제도인데 구청에서 빨리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스스로 앱을 설치할 줄 모르는 업주를 위해 각 구청에서 직접 나가 앱을 설치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도 앱이 설치 안 된 가맹점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빨리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