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대정부 '정치투쟁' 선언한 소상공인聯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화 요구 묵살

결집해 의견 전달하는 것밖엔 답없어"

정관 내 '정치 관여 금지' 삭제도 결의

"민주노총처럼 정치적인 목소리 내야"

단체휴업, 단체 가격인상 등 의견도 나와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대강당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2019년도 제1차 임시총회 및 업종·지역 특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대강당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2019년도 제1차 임시총회 및 업종·지역 특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가 “대정부 집회를 벌이겠다”고 정부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서 특별히 의견 제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적용’ 등의 요구사항을 정부가 무시했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한 것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연합회 정관에 포함돼 있는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삭제해 적극적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신대방동 중소기업연구원 건물 대강당에서 ‘2019년도 소상공인연합회 제 1차 임시총회 및 업종·지역 특별 연석회의’를 개최해 다음 달 서울 광화문 앞에서 대대적인 시위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산하 58개 업종별 단체와 48개 지역연합회 관계자들이 참가해 어떤 방식으로 ‘대정부 투쟁’을 진행할지 논의했다. 최저임금위원회와 정부가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적용’ 등 소상공인연합회의 요구사항을 ‘묵살’했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적용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요구해오던 사안이다.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이 각각 16.4%와 10.9%씩 오르면서 소상공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논리에서다. 이 때문에 올해에는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규모별 차등적용’만큼은 무조건 공론화해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연합회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연합회는 △일자리안정자금 현실화 △최저임금 고시 내 소정근로시간 월 환산액 표기 삭제도 촉구했다.


그럼에도 정부에선 이와 같은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외면해왔다는 게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저희는 2020년도 최저임금 동결이나 삭감을 주장한 적이 전혀 없다”며 “그러나 정부와 최저임금위는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나 최저임금 내 주휴수당 포함 철회 등 소상공인의 요구를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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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8월 29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었던 것처럼 ‘최저임금 제도개선’ 관련 대정부 집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우선 각 지방에서 대정부 규탄 대회를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정부에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집밖에 없다”며 운을 뗐다. 최 회장의 주장에 소상공인연합회 산하 단체장들은 지지 의사를 보냈다.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장은 “이왕 집회를 하려면 냄비처럼 부글부글 끓는 게 아니라 정말 제대로 뭉쳐야 한다”며 “‘제대로 된 전투’에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회는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하자는 안에도 합의했다. 소상공인들이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태세를 취하지 못한 나머지 최저임금 규모별 차등적용 같은 요구사항이 정부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논리에서다.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지금 보면 민주노총은 무소불위의 정치세력이 되지 않았나”라며 “소상공인도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정관개정안을 꾸릴 방침이다. 만일 소상공인연합회 내에서 정관개정안이 꾸려진다고 해도 소관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이콧’을 진행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영수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단체 휴업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물가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이정배 대한안경사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가장 무서워한다”며 “여기 계신 직능 단체장께서는 자신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 물가를 곧바로 최저임금 인상률 이상으로 올리실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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