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인도네시아에 항암제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종근당은 9일 인도네시아 치카랑에 합작법인 ‘씨케이디-오토’(CKD-OTTO)의 항암제 공장을 준공했다고 10일 밝혔다.
CKD-OTTO는 종근당이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제약사인 오토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오토는 인도네시아 반둥에 본사를 둔 의약품 제조 업체로, 인도네시아 상위권 제약회사인 멘사 그룹의 자회사다. 이번에 준공된 인도네시아 항암제 공장은 연면적 1만2,588㎡의 지상 2층 건물로, 연간 약 160만 바이알(약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총 3,000만달러(354억원)가 투자됐다.
이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50㎞ 거리에 위치한 치카랑 산업단지에 들어섰으며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GMP)에 부합한다는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 2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에서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 최초의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3년간 종근당은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이전해 시험생산을 완료했으며,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으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종근당은 주요 항암제의 품목허가를 추가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은 이유는 현지 의약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의약품을 유통, 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회사와 협력해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상당했던 것도 현지 진출을 결정한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세계 4위 대국으로 제약시장도 2018년 기준 8조원에서 2023년 13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종근당은 인도네시아의 항암제 시장 규모가 약 2,300억원에 달하고 연평균 38%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항암제 주사시설은 공정난이도가 높아 현지 생산업체 등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종근당은 이 중에서 1,300억원 규모로 가장 비중이 높은 세포독성 항암제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할랄 인증까지 획득한 항암제 공장을 향후 20억명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 국가들을 비롯해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북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닐라 파리드 모에로에크 인도네시아 보건복지부 장관은 “CKD-OTTO 항암제 공장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고품질의 의약품을 보급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CKD-OTTO가 인도네시아 제약산업의 발전과 더 나아가 의약품 수출을 통한 인도네시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큰 기회의 시장”이라며 “항암제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올해를 종근당의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