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기아차 中판매 25% 급반등

올 20~30% 감소하다 지난달 껑충

아반떼AD 등 재고 털어내기 주효

토요타·지리 등 경쟁사 실적 압도

공장 구조조정 후 친환경 강화 전망

정의선 내주 방중..추가 효율화 추진

1215A14 현대기아차 중국공장 현황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침체의 늪에 빠진 중국 시장에서 지난달 큰 폭의 반등을 이뤘다. 특히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드라마틱한 판매 증가를 이뤘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000270)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의 상흔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판매 회복이 구형 물량을 밀어내는 과정으로 보고 추가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증가한 6만 2,890대, 기아차는 27.3% 늘어난 3만 563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2월 이후 판매량이 매월 20~30% 가량 하락하며 중국 시장 판매량이 회복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였다. 사드 보복의 상흔이 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반등을 기대했지만 판매량이 더 하락하면서다. 하지만 6월 현대차는 아반떼(링동) AD와 투싼TL(ix35), 기아차는 K2, KX1(이파오)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반등을 이뤄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토요타(11.4%), 닛산(0.4%), 포드(-22.9%)는 물론 장성기차(-4.3%), 장안기차(4.1), 지리(-33.1%)를 판매성적에서 압도했다. 7월 중국의 새 배출가스 규제를 앞두고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컸다. 중국 승용차 판매대수는 지난달 약 176만대로 4.9% 늘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25.5%)와 기아자동차(27.3%)가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달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한 6만 2,890대 가운데 1만 4,281대(22%)가 아반떼 AD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인기에 힘입어 투싼TL(ix35)도 1만 2,240대가 팔렸지만 주력 판매는 아반떼AD가 이끌었다. 기아차(3만 563대)도 판매 가운데 도심형 소형 SUV KX1(이파오·4,189대) 못지않게 K2(3,915대)가 많이 팔렸다.



주목할 부분은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현지 판매를 이끌 모델들이 대부분 구조조정에 돌입한 공장 물량이라는 점이다. 아반떼 AD는 올해 폐쇄된 베이징 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K2와 KX1 등은 옌청 2공장에서 생산되는데 최근 1공장이 폐쇄하면서 라인을 재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하반기 재정비되는 라인의 물량을 대거 할인 판매하고 베이징(약 105만대)과 옌청(89만대) 공장을 현지 수요에 맞게 재조정(약 120만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주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중국을 방문한 후 현대기아차의 추가 공장 효율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수요가 줄어드는 유럽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판매가 회복하면 된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현지 판매회복세를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지리와 장안 등 현지업체들끼리도 경쟁이 심화하며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판매 회복을 위해서는 강해지는 규제에 맞춰 친환경차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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