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이참에 소재·부품 관련 규제 확 풀어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0일 화학물질에 관한 여러 규제의 완화를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계 소통간담회’에서다. 김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기업의 간담회 직후 중소기업계와 만나 “화학물질 중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이나 안전성이 확보된 곳에는 여러 규제를 개선해볼 여지가 있다는 건의가 있었다”며 “이 부분은 적극 검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연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규제로 인한 고충들을 토로했지만 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 대통령도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간담회를 열고 “규제개혁의 물꼬를 트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매번 말뿐이었다. 이번에는 김 실장이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콕 집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언급하고 이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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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많은 기업인들이 지적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은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도 크게 부담을 느끼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다. 일본이 압박 카드로 꺼내 든 불화수소 문제가 발등의 불이지만 기업인들은 화관법 등의 규제 부담으로 이 분야의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청와대 간담회에서는 소재 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무기 삼아 한국을 압박하는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와 장비 산업의 연구개발(R&D)밖에 길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1개월 이내인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노동규제 족쇄도 풀어야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 압박의 파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지금은 과감한 규제개혁 실천이 필요한 때다. 정치적 이해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한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제는 규제개혁에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일본의 경제보복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기업인들은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소재·부품 관련 유례없는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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