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지속 등으로 대외여건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호 이후 넉 달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이는 2016년 10월∼2017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특히 정부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기존 경제 위험요인에다 일본 수출규제를 추가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될수록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날 오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매주 두 차례(화·목) 장관급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일부터 90일간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출규제의 강도나 세부적 내용의 불확실성이 크고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다양해 예단하기 어렵다”며 “정부 차원에서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관련 동향을 철저히 점검해 필요한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전체 경기에 대해 소비가 완만하게 증가하나 수출 및 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2% 감소했고 전 산업 생산은 광공업 생산 부진의 여파로 전월보다 0.5% 줄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4월 1.2% 감소에서 지난달 0.9% 증가로 반등했다. 수출의 경우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3.5% 하락하면서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의 영향이 수출에 악재로 작용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