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와 관련된 첫 실무회의에서 한국이 ‘수출규제 철회’ 등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한국 정부가 “의도적 왜곡”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첫 실무회의가 끝나자마자 양국이 단어 하나하나를 두고 장외 공방전을 이어간 것이다.
도쿄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첫 실무회의가 열린 다음날인 1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산업성은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회의록을 확인했지만 (한국 측이) 철회를 요구했다는 명확한 발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우리 정부 대표단이 일본을 출국하기 전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한 데 따른 대응 차원에서 긴급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본의 기자회견과 관련, “‘철회’라는 단어를 쓴 적은 없다”면서도 “대신 ‘원상복구’라는 말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반박했다. 원상복구가 사실상 철회를 요구한 것인데 일본이 특정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며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무회담에 참석했던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 무역관리과장은 또 한국 측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문제에 대한 항의나 반론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6시간가량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두고 열린 회의에서 한국 측이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양자회담에 참석했던 전찬수 산업부 무역안보 과장은 “일본은 이번 조치가 정당하고 WTO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대항 조치도 아님을 한국 정부가 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실무 회의 평가 및 결과에 대해 양측이 사실 인식을 달리하며 자국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입장이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현섭기자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