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NYT “김정은 전용 벤츠, 네덜란드-中-日-韓-러 거쳐 평양 반입 추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전용차량을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전용차량을 이용해 남측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반입 경로 등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급 리무진이 네덜란드와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을 거쳐 평양으로 반입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 금지된 고급 리무진 등 사치품의 반입 경로를 추적한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NYT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와 올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등에서 타고 온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의 이동 경로를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와 자체 취재를 통해 추적했다.

추적결과 이들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 중국 다롄, 일본 오사카와 한국 부산항, 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으로 옮겨진 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에 적재됐던 것과 같은 기종의 차량이 지난 1월 북한에서 실제 목격됐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구에서 한 대에 50만달러에 달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2개의 컨테이너에 각각 적재됐다.

차량을 처음에 누가 구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차이나 코스코시핑’ 그룹이 운송을 맡았다.

컨테이너는 41일간의 항해를 거쳐 7월 31일 중국 다롄 항에 도착했고, 하역 이후 8월26일까지 다롄 항에 머물렀다. 이후 컨테이너는 다시 화물선에 실려 일본 오사카를 거쳐 9월 30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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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송 위탁책임은 DN5505호의 선주인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 맡았다. 마셜제도를 국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영 쉬핑’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파나마 선적 석유제품 운반선 ‘카트린호’의 소유주다.

하지만 DN5505호는 10월1일 부산항을 출항한 뒤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꺼 18일간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AIS 차단은 제재 회피 선박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용해온 전형적인 수법이다.

DN5505호가 AIS를 다시 켰을 때는 한국 영해 내에 있었다. 선박은 2,588t의 석탄을 적재하고 있었다. 세관 자료에는 DN5505호가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적재했다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싣고 포항에 입항한 DN5505호를 억류해 조사 중이다. 정부는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미국 측의 첩보를 바탕으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C4ADS 보고서와 연구진을 인용, 마이바흐 S600 차량이 비행편으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가 나홋카 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메르세데스 차량이 이들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수송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NYT는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이고, 이들 화물기는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시 김 위원장의 전용차를 운송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올해 1월 31일 컨테이너선에 적재됐던 것과 같은 기종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이 평양 노동당 청사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고, 당일 김 위원장의 예술 대표단 사진 촬영에서 같은 차량이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지난 3월 연례보고서에서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는 “명백히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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