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전선업계도 '발등의 불'…명노현 LS전선 사장 일본行

"소재 제한땐 치명타"

명노현(오른쪽) LS전선 대표이사가 지난 5월  폴란드 사업장의 생산 설비 구축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LS전선명노현(오른쪽) LS전선 대표이사가 지난 5월 폴란드 사업장의 생산 설비 구축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LS전선




1815A04 전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당장은 큰 타격이 없지만 일본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까지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핵심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향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확대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이달 중 일본을 찾을 예정이다. 명 사장이 갑작스럽게 일본 출장을 떠나는 것은 현지 업체들을 만나 안정적인 소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LS전선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최근 자체적으로 일본이 규제 가능한 품목을 조사해본 결과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될 경우 일본에서 수입하는 소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상당히 치밀하고 오랫동안 준비를 한 것 같다”며 “제재가 예상되는 품목들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산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실제 LS전선이 현재 일본에서 수입하는 전선 관련 소재 17개 품목 가운데 가공선 소재(invar)·충진제·바니시 등 9개는 대체가 불가능한 제품이다. LS전선이 올 상반기 일본에서 수입한 이들 9개 소재는 총 130억원 규모로 연간 250억원 정도다. LS전선은 이들 9개 품목을 일본에서 연간 1,400억원 규모로 수입하는데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국산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대체하기가 어려워 지금 당장 일본산 공급이 끊어지면 대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수입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재고 물량도 1개월 정도로 많지 않다. 하지만 LS전선은 이번 사태로 소재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6개월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LS전선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가공선 소재를 수입업체가 스미토모전기라는 점이다. 스미토모전기는 현재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돼 있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소재를 만드는 스미토모화학과 같은 스미토모그룹 계열사다. LS전선은 스미토모전기가 스미토모화학과 같은 계열사인 만큼 향후 일본 정부의 제재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S전선의 자동차 부품 전문 자회사인 LS EV코리아 역시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LS EV코리아는 현재 연간 2억원 규모의 퓨즈를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데 퓨즈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부품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LS EV코리아는 올해 8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2억원 규모의 소재를 확보하지 못해 매출 목표 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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