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바이오벤처 사상최초 1조대 기술수출

브릿지바이오 폐섬유증 신약물질

베링거인겔하임에 1.5조 수출계약

이정규대표 "내년 상반기 임상2상

1년안에 코스닥 상장 추진할 것"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서울경제DB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서울경제DB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1조5,200억원 규모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브릿지바이오는 18일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 ‘BBT-877’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11억 4,500만 유로(약 1조5,183억원)이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과 임상 1상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성공보수)이 4,500만 유로(약 600억원)다. 이는 상업화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로열티(경상기술료)는 제외한 금액이다. 로열티는 신약 매출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BBT-877은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오토택신’의 활성을 저해해 특발성 폐섬유증을 치료한다. 희귀질환의 일종인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병이다. 현재 미국에서 BBT-877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브릿지바이오는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설립된 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브릿지바이오가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수출 역사 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낸 비결로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브릿지바이오 고유의 ‘NRDO’ 전략이 꼽힌다. 이번에 기술수출한 BBT-877도 브릿지바이오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사들인 물질이다. 이에 따라 레고켐바이오 역시 브릿지바이오로부터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LG생명과학부터 인연을 맺어 온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가 브릿지바이오를 믿어줬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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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하지 않고 개발만 담당한다(No Research, Development Only)’는 의미인 브릿지바이오의 NRDO 전략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 단계를 건너뛰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소설책을 만들어낼 때,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내는 게 연구라면 이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이 개발”이라며 “NRDO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도입해 해외에 기술수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외에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 폐암 치료제 ‘BBT-176’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임상 2상 중인 ‘BBT-401’은 지난해 대웅제약에 기술이전됐다. BBT-176은 내년에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브릿지바이오는 1년 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서 고배를 마신 브릿지바이오는 올 초 기술성 평가에 재도전했지만 또 다시 탈락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기술수출 계약과 맞물려 기업공개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1년 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관사와 함께 성장성 특례, 기술특례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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