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케미칼,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 한다

삼성SDI 보유 지분 인수 검토

화학제품 기술 고도화 가속




롯데케미칼(011170)이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에 나선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에탄크래커(ECC) 공장 건설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에 이어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화학제품 기술 고도화에도 힘을 줘 안정적 수익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김교현 롯데 화학비즈니스유닛(BU)장은 18일 삼성SDI가 보유한 롯데첨단소재 지분 10% 인수 계획과 관련해 “관련 주식 인수를 검토 중이며 인수 시기는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측은 올 초부터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을 검토해왔으며 이르면 연내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 2016년 삼성SDI의 화학 부문 지분 90%를 2조3,265억원에 인수해 롯데첨단소재를 설립했다. ABS나 PC와 같은 합성수지 외에 인조대리석과 엔지니어드스톤 등을 생산 중인 롯데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조706억원과 영업이익 2,357억원을 기록해 롯데 화학 BU의 핵심 업체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이 인수를 추진 중인 롯데첨단소재 지분 10%의 가치는 약 2,6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올 1·4분기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조7,946억원이라는 점에서 흡수합병을 마무리할 실탄도 넉넉하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롯데첨단소재 흡수합병 추진으로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개발에 한층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의 올 1·4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비중은 0.44%로 LG화학(4.0%)이나 한화케미칼(1.8%)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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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대거 뛰어들며 에틸렌을 비롯한 기존 석유화학 제품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석유화학 업계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 마진이 지난달 손익분기점(BEP)인 30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시황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 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며 이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힘든 구조다.

향후 롯데그룹 내에서 롯데케미칼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 직후 롯데케미칼 지분 23.24%를 2조2,274억원에 매입하며 지주사 체제로 편입한 바 있다. 이후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여하는 등 화학 BU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롯데그룹 경영수업을 본격 시작한 만큼 롯데케미칼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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