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깃집 등 식당에서 “음식이 아니라 폭력”을 외치며 이른바 ‘방해시위’를 벌였던 동물권 활동가들이 이번엔 대형마트 정육 판매대를 급습했다.
디렉트액션에브리웨어(Direct Action Everywhere·DxE, 이하 디엑스이) 서울은 지난 15일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이마트의 모 지점 정육 판매대에서 ‘방해시위’를 벌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디엑스이 서울 활동가들이 국화꽃을 들고 일렬로 이마트에 들어서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영상에서 단체는 “동물에 대한 폭력은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부당한 것과 같다”며 “종 차별의 철폐”를 주장했다. 이어 단체는 정육 판매대에 진열된 고기에 국화꽃을 놓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 손에는 국화꽃과 함께 ‘음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모든 동물이 자유로울 때까지’ 등 피켓이 들려 있었다. 단체는 오연준 군의 노래 ‘바람의 빛깔’을 동물에 빗대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이들의 시위는 경호원이 제지하기 전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경호원의 제지로 끌려나가면서도 노래를 이어 부르거나 “육식을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퇴장했다. 디엑스이 서울 유튜브 계정에 따르면 단체는 서울 시내의 한 초밥집에서도 ‘업무방해’ 시위를 했으며 단체는 시위 현장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달 18일 서울 신촌의 한 무한리필 고깃집 등에서 기습 시위를 벌여 한차례 소동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시위에 참여한 여성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 것처럼 돼지도 돼지답게, 소도 소답게, 동물도 동물답게 살 권리가 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동물권 단체의 시위에 대한 여론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한 네티즌은 디엑스이 서울의 유튜브 계정 영상에 “개개인의 이념에 정답은 없다”고 지적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 네티즌은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 맞지, 강요하는 것은 틀리다”라며 “디엑스이 서울의 시위는 타인의 이념을 짓밟는 행위를 정당화한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들에게 영업 방해로 인한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며 “동물권에 부정적 인식은 없지만 디엑스이는 다른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방해 시위를 향한 논란이 커지자 디엑스이 서울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계정에 ‘디엑스이의 방해시위가 정말로 효과적인 항의 수단인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 두 가지 고려사항을 제시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우리의 목표는 영업장소에 있는 사람들을 방해하려는 것도, 장소 자체를 방해시키려는 것도 아니”라며 “물론 우리는 둘 다 혼란을 주고 있지만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행동에 대한 영상을 찍고 소셜미디어 곳곳에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문제를 알리고 그들과의 논의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착취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와 그 사회적 규범을 교란하고 붕괴시키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디엑스이 서울은 매월 ‘액션데이’를 정해 직접 비폭력 직접행동을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6월 1일 ‘퀴어 페스티벌’ 이후 신촌 차 없는 거리에서 ‘비건 초크 아트 액티비즘’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단체는 거리에 ‘누구나 비건 가능’, ‘Animal is friend, not food(동물은 음식이 아닌 친구)’ 등의 문구를 분필로 거리에 새겼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