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가 3주째 이어지면서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해외여행 심리가 악화된 저비용항공(LCC)과 여행은 울상인 반면 일본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1위인 ‘라인(LINE)’으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예상됐던 네이버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이번 사태로 국산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및 장비, 기계 업종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에어(272450)(-18.2%)와 제주항공(089590)(-15%), 티웨이항공(091810)(-11.7%) 등 LCC주는 이달들어 추락했다. LCC의 국제선 가운데 일본 노선 비중이 적게는 30%에서 최대 60% 이상인 상황에서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는 등 대대적인 불매 운동은 직격탄일 수밖에 없다. 반면 노선 다양화로 피해를 상쇄할 수 있는 대한항공(-1%)과 아시아나항공(12.9%) 등 대형 항공사는 선방해 대조를 이뤘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선 가뜩이나 경쟁 격화에 시달리는데다 수출규제까지 덮친 LCC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올 2·4분기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볼 것”이라며 “일본 여행객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지방노선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늘어난 공급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일본노선 취항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진에어 역시 2·4분기 적자(영업손실 120억원) 전환이 예상된다.
또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도 이달들어 10.9%, 11.6%씩 급락하며 몸살을 앓고 있다. 홍준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사를 통한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이달 들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회사 라인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별 다른 타격을 받지 않고 되레 7% 이상 상승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라인의 일본 월 사용자 수는 8,000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여서 대체재가 없음을 이번 사태로 재차 증명했다”고 말했다.
동진쎄미켐(57.2%), SK머티리얼즈(13.6%), SKC코오롱PI(13%)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주를 비롯해 서암기계공업(35.5%), 디에스티(21%), 화천기계(6.7%) 등 기계주 역시 일본 수출규제로 국산화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되며 고공 행진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IT 산업의 소재, 장비 분야의 국산화를 가속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핵심 소재, 장비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국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