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폼페이오 "北 핵프로그램 해체하면 공격 않을것"

비핵화 상응조치 '불가침' 언급

트럼프 "北과 긍정적 친서 왕래"

실무협상 재개 위한 유화메시지

北선 "한미훈련 땐 대화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방관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산 살바도르를 방문,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방관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의 산 살바도르를 방문, 기자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해체에 대한 상응조치로서 ‘불가침 확약’이라는 체제보장 카드를 꺼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북한 측과 매우 긍정적인 ‘친서 왕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당시 약속했던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북한을 향해 적극적인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또다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을 어둡게 했다. 미국 언론이 보도한 중국 화웨이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이 역시 실무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그들이 그것(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그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분명한 입장을 취해왔다. 우리는 일련의 체제안전 합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체제보장 안전조치와 관련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한다면 미국은 (북한에) 핵이 없을 시 그들(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안함을 그들에게 주는 것”이라고 ‘불가침 확약’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하던 중 북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하던 중 북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에 대한 핵심 상응조치로 요구해온 체제안전 보장의 대표적 조치인 ‘불가침’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실무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큼직한 손짓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 작은 친서 왕래가 있었다”며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호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북한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다만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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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 국무부와 백악관이 동시에 나서 북한에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북한 대외 매체인 조선신보는 23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지난 16일 담화 및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당시 외무성 대변인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으로 타고 앉기 위한 실동훈련, 전쟁 시연회”라며 “만일 그것(한미연합훈련)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신보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대해 “국정을 다스리는 백악관과 국무성·국방성 등 관련 부처들이 심중히 새겨들어야 할 경고”라며 “불신과 반목의 국면이 재현되게 된다면 마땅히 선의의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강경한 자세에 더해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내용도 실무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WP는 “중국 화웨이가 최소 8년 동안 북한의 3G망 구축과 유지를 도왔다”며 “화웨이가 대북제재를 위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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