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등 서유럽에 또 다시 불볕더위가 도래했다. 오는 25일 서유럽의 폭염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랑스는 냉각수 과열을 우려해 일부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23일(현지시간)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남서부 보르도의 낮 최고기온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섭씨 41.2도를 기록했다.
프랑스 등 서유럽의 기온은 계속 올라 오는 25일 최고에 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수도 파리는 오는 25일 낮 최고기온이 41∼42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리의 낮 최고 기온 기록은 1947년의 40.4도였는데 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극한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프랑스는 원자력발전소 한 곳의 가동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 국영전기회사 EDF는 남부 타른에가론 도(데파르트망)에 있는 골펙 원전의 냉각수 과열 우려에 따라 이번 주에 2기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골펙 원전의 2호 원자로는 23일 중으로, 1호 원자로는 24일 중으로 가동이 중단되며 오는 30일 이후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프랑스에서는 폭염이 닥친 이번 주에 공교롭게도 세계적인 도로 일주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의 마지막 주 경기가 진행되고 있어 주최 측이 선수들의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도 오는 25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됐고, 영국도 같은 날 기존의 낮 최고기온 기록인 38.5도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각국 정부는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예보되자 주의보를 발령하는 한편, 노약자와 천식 환자 등 더위에 특별히 취약한 사람들을 상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프랑스는 오렌지색 또는 적색 폭염주의보 발령지역에서 오후 1∼6시 가축의 이동을 금지했고, 파리시와 리옹시는 폭염으로 인한 대기 질 악화 우려에 따라 노후 경유차의 도심 진입을 금지했다. 네덜란드도 이날 오렌지색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각급 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을 상대로 폭염 예방대책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40도를 훌쩍 넘는 서유럽의 폭염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달 27∼29일 프랑스의 13개 지역은 최고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울 정도의 폭염에 시달렸다. 갈라르그 르 몽퇴의 기온은 2003년 7월과 8월의 폭염을 무색게 하는 45.9도를 찍었다. 프랑스는 지난 2003년 최악의 폭염으로 2주 동안 노인 등 무려 1만5,00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