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매출 축소 조작?...논산 대형병원 탈세의혹

국세청, 장례식장 매출 8년간 100억대 누락 가능성 조사

年 200명 장례에도 3억 신고...평균비용의 10%만 받은셈

병원 매출도 수상..."10년전 검찰에 '뇌물의혹' 받았던 곳"

충남 논산의 한 지역거점병원이 장례식장을 통해 세금을 탈루하고 횡령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세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장례식장 매출을 크게 축소하고 병원 매출도 줄여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졌다.

24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지방국세청은 최근 A병원 장례식장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병원의 탈세 의혹이 불거진 것은 국세청에 병원 부속 장례식장이 매출액을 축소 신고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가면서부터다. 지역거점병원인 A병원 장례식장은 현재 5개의 빈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으로 2억1,612만원을 신고했다. 지난 2011년 장례식장을 직영으로 바꾼 후부터 연매출액을 평균 2억~3억원 정도로 신고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월평균 매출액은 1,800만원. 한국소비자원이 제시하는 평균 장례식비 1,300만원(2015년 기준)을 대입하면 장례식장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이용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작성된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의 자료를 서울경제가 입수한 결과 2017년 기준 A병원 장례식장은 209명의 사망자가 있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만도 77명의 사망자가 장례를 치렀다. A병원 장례식장은 2017년 매출액을 3억4,324만원으로 신고했는데 장례 한 건당 비용이 163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를 토대로 장례식장의 실제 매출액과 신고 매출액의 차액을 계산하면 연 10억~20억원에 달한다. 장례식장 운영이 병원 직영체제로 바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0억원 안팎의 매출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2515A31 종합병원규모별신고매출



실제로 2015년 7월 A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친상을 치른 김모씨가 당시 장례식장으로부터 받은 거래명세서를 보면 공급 합계액은 1,090만원으로 기재됐다. 마찬가지로 2016년 7월에 상을 치른 심모씨는 공급 합계액 464만원이 적혀 있다. 특히 김씨의 경우 이에 대한 현금영수증을 요구했지만 장례식장 측은 ‘A병원장례식장식당’이라는 차명 법인 명의로 247만원만 1차로 발행해주고 이듬해 1월이 돼서야 동일한 식당 명의로 297만원을 발행해줬다. A병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병원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4년에 한 번씩 세무조사를 나왔다”며 “그동안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례식장 식당은 개인사업자로 돼 있어 부가세를 신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병원의 경우 장례식장뿐 아니라 비슷한 병상 규모의 다른 병원에 비해 매출이 크게 낮다는 점도 의혹으로 제기됐다. A병원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병원은 617개의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매출액은 526억원뿐이어서 비슷한 규모의 병원에 비해 많게는 3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병상이 620개인 분당의 J병원은 연매출액이 1,406억원, 또 병상이 635개인 인천 K병원은 1,348억원이고 아울러 병상 597개인 칠곡의 한 대학병원은 1,901억원, 585개 병상을 갖춘 제주 H병원은 1,103억원이어서 A병원과 큰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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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병원은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이 10여년 전 논산지청장으로 근무할 때 뇌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곳이다. 2008년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로 불거진 배임수재 혐의를 받은 A병원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윤 총장이 항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에 윤 총장은 금품수수 혐의로 고발됐지만 대전지검 형사2부는 최근 해당 사건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했지만 막연한 주장만 있을 뿐 뇌물수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각하 처분했다. 윤 총장은 관련 고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산=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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