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70대면 노장인데 조선 시대에 은퇴한 노장을 현역으로 다시 기용해 조언을 구한 이순신 장군과 8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나라를 위해 싸운 정걸 장군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순신 전도사’ 윤동한(사진) 한국콜마(161890) 회장이 이순신 장군의 조력자에게 초점을 맞춘 두 번째 역사경영 에세이 ‘80세 현역 정걸 장군’을 출간했다. 지난해 펴낸 ‘기업가 문익점’의 뒤를 잇는 저서다.
윤 회장은 이 저서를 통해 이순신이 아닌 그 조력자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교훈을 얻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윤 회장은 “충무공 이순신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지만 그의 곁을 지키며 함께 왜적에 대항한 이들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며 “이순신 주변 인물을 탐색하던 중 80세 노장이자 멘토로 활약했던 정걸 장군을 알게 됐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정걸은 1514년 흥양(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무과에 급제한 무인이다. 이순신과 무려 서른한 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난다. 정걸은 77세라는 늦은 나이에 이순신의 전라좌수영 경장(조방장)에 부임했다. 이 직책은 주장(主將)을 도와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장수로 현대 기업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유사한 역할이다. 정걸은 거북선과 판옥선을 개량하고 건조하는 데 힘을 보탰으며 군사 훈련과 후방의 물자관리 분야에서도 이순신을 도왔다.
윤 회장은 그의 삶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섬김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뛰어난 후배지만 자신보다 한 세대 아래의 이순신에게 지휘를 받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걸은 지혜와 겸손으로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자신의 고향인 흥양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와 경륜을 바탕으로 한 그의 조언이 이순신이 승리하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순신과 정걸의 관계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섬기는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책을 통해 그들의 삶은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법으로 만들어진 이 시대에 상호 존중이라는 ‘필수 가치’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귀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책을 집필하기 위해 윤 회장은 이순신을 둘러싼 구전이나 신도비 등을 통해 흩어진 기록을 모았으며 정걸이 태어난 고흥까지 찾아가 그의 흔적을 살피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윤 회장은 “이순신의 조력자를 찾는 일은 결국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라며 “그의 주변에 있었던 많은 위인을 발굴해 기업가로서 이순신을 알리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