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입점한 오픈마켓 업체들이 사상 초유의 주문 먹통 사태 이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시스템 복구 과정에서 쿠팡이 자체 직매입 상품부터 우선 처리하면서 오픈마켓 피해가 커졌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오픈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은 쿠팡이 시스템 오류 복구과정에서 오픈마켓 제품보다 로켓배송(직매입) 상품을 우선 처리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시스템 오류가 일부 순차적으로 복구된 것은 맞지만 로켓배송 제품부터 복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날 오전부터 시작된 주문 불통이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쿠팡의 지난해 매출이 4조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4~5시간의 주문 중단으로도 피해규모가 최소 2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판매업자들은 쿠팡이 향후 매출이 발생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쿠팡 측은 “전날 하루 동안 발생한 상품광고 클릭에 대해서는 광고비를 청구하지 않고 일부 판매자들이 우려하는 판매자점수 등에도 모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대한 판매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에 대한 판매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쿠팡에서 주문이 전면중단 돼 ‘쿠팡 없인 못 살 것 같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는 소비자와 쿠팡을 일본기업으로 인식하고 ‘쿠팡 탈퇴 인증’ 게시글을 올리는 소비자들도 있다. 쿠팡을 옹호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로켓와우’ 등 쿠팡의 편리한 멤버십 서비스를 높게 평가한다. 자녀의 학교 준비물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는 주부들은 쿠팡의 대표적인 열혈 지지자다.
반면 판매사의 갑질 논란이나 쿠팡맨의 열악한 처우 등을 이유로 쿠팡을 이탈하려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 한 이커머스 트래픽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트래픽 1위를 달리던 쿠팡은 최근 11번가에 선두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불어난 몸집에 비해 문제 대처방식이 여전히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규·변수연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