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투자자로 등록하는 자산가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사모펀드(PEF)와 같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가입이 손쉽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전문투자자 등록 인원이 3,45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922명에서 올해 534명, 18.3% 증가한 수치다.
전문투자자 숫자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말에는 142명에 불과했으나 2016년 6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등록 요건이 완화되면서 서서히 늘었다. 그러다가 2017년 말 기준 1,839명에서 올해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매일 10명 안팎이 신규로 등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초부터 사모펀드가 자산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손쉽게 사모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전문투자자 등록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투자자로 등록하면 일반투자자에 비해 규제에서 자유롭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사모펀드에 가입할 때 최소 1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지만 전문투자자는 그 이하 금액으로도 가능하다. 코넥스 시장 주식을 살 때 일반투자자는 1억원 이상 예탁금을 걸어야 하지만 전문투자자는 예외다. 또 파생상품 가입도 손쉽다. 금투협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1억원 미만이라도 사모펀드에 가입을 원하는 자산가들을 위해 가입 권유를 많이 하면서 최근 등록자 수가 늘었다”며 “증권사들이 고객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등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즉 1억원이라는 제약조건 없이 여러 금융회사에서 다양한 사모펀드에 편하게 가입하기 위해 전문투자자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문투자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연소득이 1억원 또는 재산가액이 1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외에도 금융투자회사에서 처음 계좌를 개설한 날로부터 1년 이상 지나야 한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문투자자 요건을 대폭 낮춰 사모펀드에 대한 가입자를 지금보다 크게 늘릴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등록요건을 △금융투자상품 5,000만원 이상 잔액 1년 이상 유지 △연소득 1억원 이상 또는 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또는 순자산(주거 중인 주택 제외) 5억원 이상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투자업 종사자, 변호사, 회계사, 금융투자 관련 자격증 보유자 등은 투자 경험만 갖추면 개인전문투자자가 될 수 있도록 요건이 완화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