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9일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중심으로’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분석 결과 주담대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차주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평균적으로 분기당 5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부담이 줄어 가처분 소득이 늘다보니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소득과 신용접근성 등에 따라 금리 인하 효과에 따른 소비 반응도는 달랐다. 고소득자일수록, 신용 접근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금리 인하에 따른 소비 증대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채 수준은 높을수록 이자상환액 감소가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가 확대되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 대비 부채수준이 높은 주담대 차입자의 경우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1년 3·4분기부터 2017년 3·4분기까지 주담대 차입자 중 표본 선택 과정을 통해 추출된 10만 6,000여명을 분석해 작성됐다. 당시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3.25%에서 2016년 6월 1.25%까지 낮아졌고 주담대 금리는 5.17%에서 3.0%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