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란, 佛에 '핵합의' 유화 손짓…"유럽 무역 복구땐 우라늄 환원"

로하니, 마크롱에 보낸 서한서

교역-우라늄 환원 '맞교환' 요구

INSTEX 통한 경제 회생 겨냥도

핵 합의를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유럽과의 무역규모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핵 합의 상한을 초과한 우라늄 비축량을 원래대로 돌려놓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핵 합의 당사국인 유럽 국가들에 합의 파기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부각하며 타협안을 끌어내는 동시에 내년 미국 대선 때까지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 아사히신문은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서한에서 이란은 프랑스가 영국·독일과 함께 이란과의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한 ‘무역거래지원기관(INSTEX)’을 통한 이란의 무역액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핵 합의 ‘제한’을 초과한 상태인 우라늄 농축도와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 일부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하자 대항조치로 핵 합의에서 3.67% 이하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를 4.5%로 높이는 등 핵 합의를 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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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관계자는 “유럽이 이란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걸 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0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경제지원이 조금이라도 구체화한다면 트럼프 정권이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또 “INSTEX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란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석유 거래 등을 INSTEX에 포함할 것을 유럽 측에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면서도 합법적인 무역거래가 가능한 INSTEX를 통해 제재로 꽉 막힌 이란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언론들은 러시아가 INSTEX를 통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등 유럽 국가뿐 아니라 EU 회원국 이외의 국가들도 INSTEX를 통한 이란과의 거래를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조선 나포에 이어 영국이 호르무즈해협에 두 번째 구축함을 파견하는 등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핵 합의 서명국 외교관들은 이날 오스트리아에서 만나 핵 합의를 계속 준수하고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번 회동에는 이란과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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