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4년 전통 뒤로하고 해단하는 경찰 야구단

프로선수 군복무 해결 통로 등 한국 프로야구의 산실 ‘톡톡’

05년 창단, 유승안 감독 부임 후 8년 연속 리그 제패 쾌거도

‘의경제 폐지’로 해단 수순 밟아···8월 남은 선수단 동시 전역

이용표 서울청장이 3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야구단 해단식에서 김태군 선수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허진 기자이용표 서울청장이 3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야구단 해단식에서 김태군 선수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허진 기자



14년을 이어온 경찰 야구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경찰 야구단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15층 제1서경마루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에는 20명 선수단과 유승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이용표 경찰청장, 정운찬 KBO총재 등이 참여했다.


이용표 경찰청장은 “구단주가 된지 25일째인데 선수들의 멋진 경기도 못보고 해단식을 갖게 돼 너무나도 아쉽다”면서도 “경찰 야구단은 오늘 해단하지만 우리 경찰들은 우리 야구단이 앞으로 펼쳐진 여러분들의 야구인생에서도 열렬한 팬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운찬 KBO총재도 “경찰 야구단은 잠재력을 가진 많은 야구 선수들의 기둥 노릇을 해왔다”며 “경찰 야구단을 거쳐간 수많은 스타들과 지금 이곳 계신 선수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야구의 소중한 야구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마지막 경찰야구단 기수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이후에도 선의 경쟁을 통한 자기발전을 이루길 소망한다”며 선수단의 앞길을 축복했다.

마지막 주장으로 남을 김태군 선수도 선수단을 대표해 소회를 밝혔다. 김 선수는 “군생활 중 어려운 점 많았지만 관계자분들의 지원과 배려 덕에 잘 지낼 수 있었다”며 “고마운 모든 사람들과 야구장서 쌓았던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를 끝으로 경찰 야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야구단은 제 마음속에 영원할 것”이라며 “저희를 아껴주셨던 경찰청 직원 분들 모두 기억하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운찬(사진 오른쪽) KBO 총재가 3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야구단 해단식에서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허진 기자정운찬(사진 오른쪽) KBO 총재가 30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경찰 야구단 해단식에서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허진 기자


경찰 야구단은 한국 프로야구를 지탱해온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1군 프로선수들은 경찰 야구단 입단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기감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양의지(NC), 민병헌, 손승락(롯데) 등 대형 선수들이 경찰 야구단을 거쳤다. 프로야구 저변이 두텁지 못한 한국 야구계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더 높은 리그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경찰 야구단은 2005년 창단했다. 이듬해인 2006년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며 4~6위의 호성적을 이어갔다. 그러다 2008년 유승안 감독이 부임한 뒤 8년 연속 리그를 제패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찰야구단은 의무경찰제도 폐지 방침에 따라 지난해부터 선수를 받지 않았고 자연스레 해단의 길을 걷게 됐다. 오는 8월 남은 20명의 선수들이 동시에 전역하게 된다. 선수단은 지난 10일 서산에서 한화이글스와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취소돼 팬들의 아쉼움을 샀다.


허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