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인류는 대략 1만2,000년 전부터 농업을 시작했다. 더 이상 사냥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여기저기 이동하지 않게 되면서 생활양식이 바뀌고 문명이 태동하게 된다. 농업이 시작된 이래 쟁기질이나 파종과 같은 농업의 기본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영농 기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발전이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씨앗 선정부터 수확은 물론 저장과 유통까지 모든 부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 시대가 열렸다. 농업 종사자는 더 이상 힘든 노동과 일정하지 않은 수익의 고통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AI는 농업 분야에서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므로 현재 적용 가능한 분야는 무엇이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 살펴보자.
농작물·가축 수시 점검은 시간·비용 소모 커
지능형 감시시스템 도입땐 관리자 자유 보장
영양이나 맛, 수확량, 환경이나 기후변화에 순응, 질병에 대한 내성, 생육 기간 등등 선택지가 다양한 상황에서 적합한 품종을 고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딥러닝 기술은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품종을 추천하고 개별 품종의 생육에 적합한 토양 조건이나 물 공급을 위한 관개시설 관리에도 활용 가능하다.
농작물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시간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주의를 요하는 힘든 작업이다. 많은 기술 회사들이 드론이나 사물인터넷(IoT)센서·폐쇄회로(CC)TV카메라 등을 사용해 특정 유형의 작물 재배에 대한 타당성이나 상태 등을 주시하고 분석할 수 있는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해오고 있다. 특히 AI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하면서 정확도와 데이터 분석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각 지역에서 자라는 개별 작물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확량 예측, 농작물의 품질 판단, 병충해나 잡초 감지, 수확 시기 결정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이미 널리 퍼진 단순한 음성인식 비서가 아니라 생산한 농산물에 대한 유통 시기나 양, 판로 결정에 자문해줄 전문 챗봇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딥러닝 기술은 농작물의 관리뿐만 아니라 가축의 사육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개별 가축들을 구별하고 먹이나 물을 먹는 상태나 움직임을 분석해 질병이나 스트레스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고 최적의 사료 배합 방법이나 발육 조건을 찾아낼 수 있다. 축사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능형 감시시스템을 통해 이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만 살펴보도록 해 농부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체중 예측 시스템을 통해 적절한 출하 시기를 결정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AI 기반의 스마트 기술은 농업의 형태를 완전히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초기 구축 비용 등의 이슈로 확산에 대한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대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