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은 글을 읽을 줄만 알면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하다. 반대로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 혹은 상상 속의 이야기를 서술할 수 있는 능력만 된다면 아무런 제약없이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만 열세 살 소녀가 성인들도 쓰기 어려운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집필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크게 놀랄 것이다. 달아실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된 소설 ‘에스미네랄로’는 총 4권으로 구성된 로맨틱 판타지 연작 장편 소설로 현재 1권과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내년에 나머지 3, 4권의 출간을 앞두고 있으며, 한권의 페이지수는 무려 360쪽에 이른다. 분량을 가늠해보자면 200자 원고지로 1권 당 대략 1,000장~1,100장 정도로 다합치면 4,000장을 훌쩍 뛰어넘는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쓴 장본인인 황예은 작가의 나이가 만 열세 살로, 올해 중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 여학생이라는 사실이다. 연작 장편 소설이라는 스토리 구성은 물론,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개성을 입히는 섬세한 작업을 이 어린 소녀가 해낸 것이다.
황예은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 처음 소설을 구상할 때 이미 스토리와 등장하는 캐릭터 설정을 다 마쳤고, 올해 3권, 내년 상반기에 나머지 4권의 탈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하며 “어릴 적부터 쓰기 시작한 소설은 진로가 아닌 취미생활에 일부였기에 아직까지 엉성하고 부족한 글귀가 많다. 하지만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이며, 애정을 담아 만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설 에스미네랄로는 가상의 마법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세계의 최고 선진국인 스텔라이 수도 리카미온에는 마법 세계 최초이자 최고인 마법학교 에스미네랄로가 있다. 소설은 이 에스미네랄로 마법학교를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마법학교를 지키는 수호대와 여덟 명의 수호대원들이 벌이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커다란 세계관은 물론, 마법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황예은 작가는 조앤 롤링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소설이 해리포터와 비교되는 것을 거부한다.
판타지 형식을 빌린 소설이기는 하지만, 가장 중점으로 두었던 부분은 소설 속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이 타고난 환경을 헤쳐 나가고, 구성원 사이 갈등 및 상처를 극복했는지를 그려내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이 소설을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 아닌 청소년 성장 소설로도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작가 황예은. 2006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춘천삼육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춘천 봉의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초등학교 6학년 13세 때, 로맨틱 판타지 장편소설 『에스미네랄로 마법학교』(전4권)를 구상하여 1, 2권을 탈고하였고, 현재 학교생활 틈틈이 3권을 집필 중에 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