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위기 넘어라" 기업이 뛴다]'산 넘어 산' 한국경제…4차산업 근육 키워 넘는다

이통 3사, 5G 인프라 투자 확대 가속

삼성SDS·LG CNS 등 SI 기업들은

클라우드·블록체인기술 전방위 도입

네이버·카카오, 핀테크 신서비스 선봬

바이오업계는 신약·복제약 개발 한창

2일자특집1면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에 들어 대한민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나라 밖에선 미중통상전쟁 여파가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대한 무역보복조치까지 겹쳐 한국의 대외수출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 안으로는 내수침체의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올해 2%대 경제성장률조차도 지키기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대응책은 확장적 국가재정 정책이다. 균형재정의 틀 안에서 비교적 보수적으로 국고를 운영했던 전임 정부에 비해 다소의 국가재정 적자를 용인하는 수준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나랏돈을 쏟아붓겠다는 기조다. 또한 지난 4월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정부 예산을 마중물로 경제의 활력을 이끌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확장적 재정은 주로 복지예산과 국방비 증액 등에 기인한 측면이 많아 산업부문으로의 낙수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추경도 얼어 붙은 정국으로 인해 이미 국회 초기 통과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29일 문을 연 7월 임시국회에서도 야권의 강공이 예상돼 추경 처리를 낙관하기 쉽지 않다.

결국 성장의 활로는 민간부문의 투자와 고용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긴 안목으로 기술·서비스를 혁신해 잠재성장력을 높일 기반을 닦아야 한다. 경쟁국이 따라 올 수 없는 선도적 품질의 상품으로 승부한다면 수입상대국도 무역마찰 속에서도 활로를 열 수 있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매출은 국내 고용과 수출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이라는 낙수효과로 이어져 내수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블록체인, 자율주행기술, 드론 및 로봇, 증강·가상현실(AR·VR)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기업들이 과감히 나서야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인 의료 및 헬스케어사업 성장세에 발맞추어 바이오 및 제약분야에서의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가속도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4차산업혁명 기술 및 바이오·제약의 전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초강대국들과 전면적인 경쟁을 벌이기는 어렵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만이 강점을 가진 경쟁우위의 틈새를 찾아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를 한 발 빨리 실행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카이스트 미래전략 2019’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다가오는 21세기에는 과학기술 전반의 미래전략을 세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형 전략, 일본식 전략이 아닌 한국 고유의 ‘미래 선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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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차원에서 우리 기업들은 위기에 맞서 혁신성장을 위해 다시 뛰어가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정보의 초고속도로인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를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관련 통신인프라의 전국적인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5G기반 서비스 중에서도 총아로 꼽히는 자율주행 인프라를 구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SDS, LG CNS를 비롯한 시스템통합(SI)서비스 기업들은 클라우드, 블록체인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하면서 국내외 데이터처리·관리 및 정보보안 산업시장 공략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는 AI, 빅데이터 기술 등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또한 업역을 넘어선 산업융합을 시도해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하는 신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신생기업 웹캐시도 앞선 정보기술 솔루션을 바탕으로 핀테크 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방송분야에선 SK브로드밴드 등이 AR, VR기술을 접목하는 실감콘텐츠로 콘텐츠서비스 혁명을 이루고 있다. 게임산업계에서도 넥슨, 넷마블, NH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웹젠 등 게임기업들이 혁신기술을 적용한 신작 개발 및 출시에 적극 나서며 국내외 시장공략의 고삐를 죄는 양상이다. 바이오·제약업계에선 셀트리온이 기존의 제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글로벌 공룡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펼치는 중이다.

이 같은 기업의 투자와 시장개척에 발맞춰 정부가 관련 규제를 신속히 정비하고,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을 한다면 민간부문 견인을 통한 경제활성화 전략이 보다 빠르고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규호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추세적인 하락세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생산성 증가세 둔화가 지속될 경우 2020년대 우리 경제가 연평균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경제역동성을 회복한다면 2020년대에 연평균 2%초중반의 경제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끊임 없는 혁신 및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유리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법제 및 재산권보호,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 제도적인 요인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권 위원은 제언했다. /특별취재팀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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